최근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사이에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 제휴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자사의 일반의약품을 공동 판매할 국내 제약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국내제약사 중에서도 일반의약품 유통 및 판매에 강점이 있는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동화약품 등 4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유한양행은 벨기에에 본사를 둔 유씨비제약과 제휴를 통해 유씨비제약이 판매하는 '지르텍' 등의 3개 제품에 대한 독점 판매와 의약품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올해부터 한국유씨비제약의 알러지치료제인 '씨잘', 알러지비염치료제 '지르텍OTC', '지르텍노즈' 3가지 제품을 독점적으로 마케팅 및 유통, 판매하며 간질치료제 '케프라', 진정제 '유시락스' 등 5개 제품을 유통, 판매한다. 유한양행측은 이번 계약으로 예상되는 연간 매출액은 약 4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의 잇따른 제휴의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이번 유한양행의 예에서도 보듯 씨잘과 지르텍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한양행과의 제휴로 브랜드 인지도에 더해 유한양행의 마케팅, 영업 능력이 결합된다면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도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는 자리를 잡았지만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는 제품력에 비해 마케팅 및 영업능력에 약점을 보여왔다.
이외에도 SK케미칼과 한국얀센의 의약품 공동판매(코마케팅), 한미약품과 독일에 본사를 둔 머크와의 제휴 등 셀 수 없이 활발한 MOU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 판매대행의 경우는 마진이 적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지만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제휴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간의 마케팅, 판매 등의 제휴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기 때문으로 국내사 입장에서는 손쉽게 매출액을 늘릴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2010년 매출예상액을 전년도에 비해 10% 증가한 7000억원으로 잡으면서 유씨비제약과의 계약에 따른 기여를 주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