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CEO에 대한 모든 것들은 궁금하기 마련이다. 특히 국내 패션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패션업체 CEO들의 패션 스타일은 과연 어떨까.
이들은 각 업체들의 특성과 이미지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링을 고수하며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어 소비자들도 그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채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캐쥬얼 복장, 세미 정장, 정통 신사복 스타일 등 다양하면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그들의 패션을 살짝 들여다 보자.
◆ [제일모직 황백 대표] 정통과 원칙 중시...'클래식'스타일
수트를 입을 때는 수트의 원칙을 중시하며 이태리 실루엣의 클래식 수트를 선호한다. 란스미어, 빨질레리, 갤럭시 등 대표적인 신사복 브랜드를 즐겨 입으며 최상의 원단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자사 란스미어, 빨질레리, 갤럭시 수트로 고급스럽고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곤 한다.
황백 대표이사가 클래식 수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오래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서 섬세하게 제작돼 품격 있으면서 사람의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 편안하다는 매력 때문이다.
또 제일모직의 경우 패션 뿐 아니라 케미칼, 패션, 전자재료 분야의 사업도 하고 있어 그에 따른 경영활동으로 바쁜 황 대표는 사내회의, 외부행사, 세미나, 패션쇼, 출장 등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다양한 패션을 즐기기도 한다.
가령 외부에서 공식 행사가 있는 날에는 차콜 그레이 수트에 실크 와인컬러 타이를 매치해 세련된 느낌을 연출하는가 하면 매장 등을 방문할 때는 베이지 재킷에 체크무늬 스카이 블루 셔츠 등 비즈니스 캐주얼로 스타일링하며 때로는 포켓칩을 활용하여 포인트을 주기도 한다.
◆ [LG패션 구본걸 대표] 패션계 소문난 '멋쟁이'...'카멜레온' 스타일
구사장은 중요한 미팅이 없을 때에는 일반적으로 큰 키가 돋보이는 수트와 캐주얼로 멋을 내는 편이며 특히 아메리칸 스타일을 즐겨입는다. 편안하면서도 전통이 가미된 '헤지스' 브랜드로 코디하는 경우가 많다.
수트를 착장할 경우 정석적인 스타일로 대부분 경우 차콜그레이나 다크 그레이 등 어두운 회색을 선호하는 편이 넥타이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스카이 블루로 멋을 낸다.
한때 제냐, 브리오니 등 이태리 브랜드를 즐겨입는 멋쟁이였던 그는 LG패션에 부임 후 정통과 멋을 제대로 아는 소비자 입장에서 '마에스트로'의 패턴 체계를 확립하기도 했다.
또 구본걸 사장이 즐겨입는 것 중에 하나가 마에스트로 제로라인. 이는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둬 착용감을 개선한 디자인 컨셉인 '포워드 피치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신사복 선진국 이태리에서도 까날리 등 일부 브랜드에서만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 신사복 브랜드에서는 마에스트로가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편 구 사장는 '닥스신사'와 'TNGT' 등 자사 타 브랜드도 타겟연령층에 관계없이 새로운 패턴이 완성될 경우 본인이 가장먼저 입어보고 소비자의 느낌을 전달하기도 한다.
◆ [코오롱 패션부문 백덕현 대표] 신속정확 업무진행...'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
백 대표는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스타일인 만큼 공식적인 미팅이 없는 날에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자주 입는다. 이는 편안하고 젊은 감각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며 패션기업 CEO답게 남성복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직접 선보이고 있는 것.
또 비즈니스 캐주얼을 통해 사내에서는 직접 세련된 감각의 코디네이션과 활동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가족과 같은 친근한 느낌을 어필하고 있다.
원색보다는 무채색 계열의 컬러로 차분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스타일을 선호하며 콤비 재킷으로 연출할 때에는 상하의를 같은 톤으로 코디해 통일감을 주고 다크 그레이나 와인톤의 베스트를 매치해 따뜻한 느낌을 표현한다.
한편 외부인사와 미팅이나 공식석상에 나설때는 특히 연한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수트를 선호하는데 이는 수트의 단조로움을 커버하면서도 중후하고 세련된 멋 그리고 지성미를 부각시켜 연출해 주기 때문이다.
군살이 없어 '몸짱'으로 불리는 백 대표는 허리라인이 강조된 슬림 핏의 수트도 즐겨입지만 너무 타이트한 수트는 될 수 있으며 피한다.
◆ [신원 박성철 회장] 단정하고 튀지않는다...'은은한 컬러·심플' 스타일
박성철 회장은 체형이 조금은 아담한 스타일이라 화려한 스타일, 품이 큰 수트 보다는 살짝 여유있으면서도 과하게 크지 않은 스타일의 수트를 고집하며 바지의 통이 너무 넓거나 허리 부분에 라인이 거의 없는 스타일의 재킷은 피하는 편이다.
박 회장은 전체적으로 슬림하고 단정하게 보이는 데 포인트를 주고 있어 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솔리드 스타일이 제격인 것.
특히 박 회장은 나이에 비해 피부톤이 굉장이 밝은 편이라 그 어떤 컬러와도 잘 소화하는 편이며 블랙, 그레이 등 기본적인 수트 색상에서부터 베이지나 브라운 계열 등 약간은 밝은 컬러의 수트도 다양하게 입는다.
악세서리 역시 점잖은 스타일을 선호한다. 타이는 핑크, 스카이 블루 등 은은한 컬러의 타이를 주로 선택하는 편이지만 아무 무늬가 없는 스타일보다는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스타일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신원 관계자는 "심플하고 튀지 않는 정장을 선호하시는 박 회장님도 출근하지 않을 시에는 베이지 컬러의 치노팬츠와 면소재의 피케셔츠, 니트 등을 평상복으로 즐겨입으시는데 이 역시 은은한 컬러로 된 제품이다"고 말했다.
◆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 젊은이를 능가한다...'밝고 활기찬' 스타일
이처럼 박 회장이 젊은 스타일을 고집하고 그만큼 소화해 낼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직접 이탈리아와 미국 등 해외 패션쇼와 전시회를 수시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학과 출신인 박성수 회장은 대학 진학시 미대를 희망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완강해 결국 미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는 건축공학과를 선택, 이에 미술적 감각을 살려 본인의 의지와 적성을 살려 이랜드를 세우게 된 것.
이에 직원들 내에서도 박성수 회장의 미적인 감각은 여느 디자인 실무자보다도 뛰어 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직원들 사이에서 불리는 베스트 드레스는 단연 박성수 회장.
이처럼 밝고 젊은 스타일을 선호하고 잘 어울리는 박 회장은 청바지도 종종 애용하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랜드 신촌사옥과 가산동사옥에서 청바지에 야구점퍼와 모자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