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지난 해 자산규모와 실적에서 KB금융그룹을 제치고 새로운 리딩뱅크로 떠올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해 연말 기준 자산 317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316조에 그친 KB금융을 누르고 자산규모 1위로 등극했다.
우리금융은 또 당기순이익도 1조260억원을 기록해 5398억원에 그친 KB금융을 두 배 가까운 실적으로 가볍게 제쳤다.은행부문 실적도 우리은행이 국민은행을 앞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해 9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반면, 국민은행은 63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800억원 가량 뒤쳐졌다.
또 신한은행의 지난 해 당기순익은 7487억원을 기록했으며 11일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은행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카드와 분사하면서 은행과 카드를 합칠 경우 신한은행이 실적면에서는 조금 앞선다.
하지만 전체 은행 실적으로도 우리은행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선도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반면, KB금융은 하나은행을 간신히 이겼을 뿐 우리ㆍ신한은행에 체면을 구겼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상반기중의 순이자마진 축소에 기인한 이자이익 감소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해 사상 처음으로 최고경영자 두 명이 모두 사퇴했고 사외이사들마저 자리에 물러나는 등 비효율 경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특히 현재 금융당국의 종합검사가 실시중이어서 향후 경영 악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강 행장이 KB금융 회장 대행까지 하면서 결제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잔치 분위기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위기 잔해로 영업하는데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번 실적은 만족한다”며 “사실상 자산규모로 따지면 2008년에도 KB금융을 앞선 바 있지만 은행 실적이 오른 것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도 순이자마진(MIM) 개선, 건전성 회복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리면서 새로운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