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의 증권주 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지난 3분기 실적 악화에 이어 향후 실적 역시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들어 당분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증권업종지수가 지난해 7월 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지만 개미투자자들은 낙폭 과대를 이유로 연일 '사자'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2월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2일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수 행진을 이어오면서 1140억 이상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매일 매도 행진을 이어오면서 약 87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기관투자자 역시 27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지난 3분기(10~12월) 실적은 거래대금 감소와 금호그룹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증권과 대우, 미래에셋, 현대, 우리투자,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 6개사가 발표한 지난 3분기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 합계는 800억원 수준으로 지난 2분기의 3613억원에 비해 77.86% 줄어들었다.
이러한 실적 악화엔 금호그룹 관련 충당금 적립이 한몫했다.
하지만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위탁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9.3% 줄어들었다.
여전히 위탁수수료 수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실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에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007년 11월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자산인 은행으로의 자금이동이 활발한 상황으로 지난해 은행의 실질총예금은 무려 85조원이나 증가한 반면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2조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는 “경기모멘텀 둔화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은 증시환경과 증권업종에 부정적이다”며 “펀드이동제 실시에 따른 경쟁 격화 가능성과 지난 1월 개인투자 비중이 7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악재”라고 전했다.
원재웅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악재에 이어 중국의 긴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힘들고, 브로커리지 외에 펀드나 IB 부문에서의 실적 역시 단기적으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