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유럽증시와 뉴욕증시가 모두 1%대 이상의 강한 반등을 기록하고 그 훈풍이 아시아 증시로도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을 압박하던 여러 문제들이 점차 해결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고, 국내증시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동참도 증시에 안도감을 부여하고 있다.
다양한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심리는 불과 일주일만에 완연하게 개선돼 단기적인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으나, 반등 과정에 대한 불안함은 여전하다. 외부 악재의 해결책 모색에 따른 심리적 개선 이외의 증시 주변여건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스 구제안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둘러싼 해법 마련 과정에서 내부적인 갈등이 재점화될 소지도 남아 있고, 유로권 국가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나 부실한 재정 건전성을 감안할 때 문제 국가들에 대한 지원 이슈는 추가적인 시간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잠잠했던 두바이 문제 역시 최근 채권단과 채무상환 조건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고, 내부적으로는 어닝시즌도 마무리되면서 추가적인 모멘텀도 부족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으나 외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변화할 수 있는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하고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등 시도가 지속되겠지만 증시 주변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며 "지난 1월 지수의 급락 당시와 비교했을 때 개선이 더딘 거래지표의 동향은 눈앞으로 다가온 코스피 1640선 전후 이동평균선에서의 기술적 저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단계적 지수 목표 설정과 압축된 종목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등 시도가 이어지되 이평선에서의 공방 가능성을 감안해 추격매수는 자제하고, 조정시 우선적인 공략 대상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금융 및 대형 IT관련주가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양호한 벨류에이션과 함께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지나, 여전히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 등 시장내 체력이 회복되지 못한 만큼 대내외 요인에 따라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당분간은 그동안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업종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재차 유입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외국인 매도 및 프로그램 매도가 집중되며 조정을 보인 전기전자, 철강, 운수장비 등 국내 주요 수출주 및 대형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