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비싼 신용카드 수수료에 뿔났다

입력 2010-02-19 10:13 수정 2010-02-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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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업종 비해 ‘찬밥’ 신세…인하 요청 결의서 채택

“유사업종인 항공사나 골프장에 비해 2% 이상 비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이제는 좀 낮춰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행업계가 뿔났다. 수년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달라는 업계의 목소리를 카드사와 정부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마진율 10% 안 되는 데 카드수수료는 3%대

여행사 단체인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작년 초 조사한 상위 23개 여행사의 카드 매출은 전체 매출의 11%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평균 카드 수수료율은 3.1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들 여행사는 1년에 카드 수수료로만 200억원 정도를 카드사에 지급했고 전체 여행사로 확대하면 약 3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카드사별 가맹점 수수료 요율은 업체별로 최저 2.1%에서 최고 3.6%까지 다양하다. 카드 매출 금액이 큰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맹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이 경우도 제휴상품을 출시하는 일부 카드사에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 전체 가맹점 수수료율 통계는 이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체 여행사(렌터카 포함) 평균 수수료율은 3.35%에 달한다.

여행사들은 매출 구조상 상품가격의 10% 가량을 마진율로 잡는다. 100만원짜리 여행상품을 판매하면 실제 매출은 10만원이다. 이중 3만원을 카드사에 수수료로 내 실제 매출은 7만원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여행사 수수료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카드사들의 ‘여행사는 영세하고 투명하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라고 여행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는 유사업종인 항공사나 골프장의 수수료율과 비교할 때 잘 드러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항공사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평균은 2.25%다. 최저는 1.73% 정도로 여행사의 절반 수준이다. 골프장은 항공사보다 더 수수료율이 낮아 평균이 1.76%다.

한 중견 여행사 대표는 “2000년대 들어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여행사가 늘어나면서 경영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항공사나 골프장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을 이유가 없음에도 카드사들의 편견과 정부의 방치로 수수료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항공사·골프장 수준 인하 '집단행동' 조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수년째 관철되지 않으면서 여행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산출근거인 밴(VAN) 비용, 자금조달 비용, 리스크 관리비용 등을 고려해도 여행상품 가격이 항공료나 골프장 이용료보다 평균 매출단가가 높다”며 “그럼에도 높은 요율을 책정하는 것은 여행사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는 최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2% 미만으로 인하해 달라는 탄원서를 관계기관과 카드사에 제출하기 위해 회원사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별 카드사들과 협회가 접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창구를 협회로 단일화해 협상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KATA 관계자는 “지금까지 협회 차원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여행사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카드사와 개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답변만 되돌아 왔다”며 “결국 여행사들이 단결해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KATA는 회원 여행사들의 서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와 카드업계에 전달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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