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대우건설 인수 왜 포기했나?

입력 2010-02-22 09:42 수정 2010-02-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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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조원 이상 소요되는 인수자금 마련 걸림돌된 듯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다고 22일 공시했다. 높은 부채비율과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전 지분매각'(Pre-IPO)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에서,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는 인수자금 마련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STX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리뷰하는 단계에서 인수참여를 확정한 것처럼 알려져 시장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시했다”면서 “자금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현재 조건으로 사는 것에 비해 맨 파워 확충 등을 통한 자체 역량 강화가 더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STX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강덕수 회장의 의지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STX그룹은 최근 아프리카 가나와 중동 이라크 등지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이 같은 대형 건설ㆍ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STX그룹 계열사가 2008년 이후 수주했거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해외 건설ㆍ플랜트 사업은 ▲멕시코 LNG터미널 건설(7억 달러) ▲이라크 일관제철소ㆍ화력발전소(30억달러) ▲괌 근로자 주택단지(2억달러) ▲가나 초대형 주택단지(100억달러) 등 모두 145억 달러에 달한다.

더구나 STX의 대우건설 인수 검토는 그룹이 조선과 해운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건설ㆍ플랜트와 중공업, 에너지 부문을 키워 사업구조 다각화 추진에 효율성을 더할 수 있어 매력적이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높은 부채비율과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전 지분매각'(Pre-IPO)두 가지가 대우건설 인수에 걸림돌로 지적했다. 운용자금에 무리를 주면서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STX그룹의 총부채는 15조원(작년 3분기 기준) 정도로 부채비율이 230%이다. 반면 STX그룹의 작년 연말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조6000억원이다. 주력업종인 조선업의 특성상 선수금 등이 부채로 잡힌 것은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줄어든다고 하지만 낮지 않은 수치이다.

여기에 STX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시동을 건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STX유럽, STX대련 등 비상장 계열사의 국내외Pre-IPO를 올해 내에 제각각 마무리하고 유입되는 자금으로 재무상황을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STX그룹은 지난해 8월 기업설명회에서 비상장 계열사의 Pre-IPO와 IPO를 통해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 상태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룹 전체 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3조3506억원의 두 배 이상인 7조7294억원이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STX팬오션) 해운이 4분기 흑자 전환했고, 올해 조선도 현금도 수주가 살아나면서 개선이 돼 컨트리 마케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면 (대우건설을) 사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운전자금에 다소 여유가 생긴 것이어서 (대우건설 인수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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