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상장(IPO) 시기를 놓고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당초 상반기 중에 상장을 계획했으나 해외 유가증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반기로 미루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이르면 4월쯤 상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생명이 지난해 12월 16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한 뒤 6주만에 통과됨에 따라 지난 1월 21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삼성생명 역시 비슷한 속도로 통과될 것이라고 관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4월 해외 유력 생명보험사들이 홍콩 증시에 잇따라 상장할 것이란 게 변수로 등장했다.
주식 시장에 따르면 미국 AIA생명이 상반기 홍콩에서 80억~200억달러(우리돈 9조400억원~22조6000억원 수준) 정도를 조달할 계획이고 일본의 2위 보험사인 다이치생명 역시 4월초쯤 110억달러(12조4300억원 수준) 규모의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따라서 4조원대 공모물량의 절반을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었던 삼성생명은 AIA생명와 같은 대형 보험사와 공모시기가 겹칠 경우 해외 투자 유치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과 주식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생명을 포함해 공모물량이 수십조원이 이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삼성
생명이 불리할 수 있다"면서 "상장 시점을 재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일단 부인하고 나섰다. 예비심사 청구가 통과되는 대로 일정에 따라 상장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언제 통과될지 모르겠지만 통과한 후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내는 과정을 이행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상장하는 게 좋기 때문에 미루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