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 소식과 두바이발 루머 등으로 1600선을 하향이탈했던 코스피지수가 하루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이 긴축보다는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으로 인식되며 미국증시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그리스에 대한 250억달러 지원이란 구체적인 방안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피지수는 현·선물 시장에서 동시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투자자와 4800억원 이상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를 앞세워 장 중 내내 강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전일 급등으로 재차 박스권 상단에 대한 부담에 직면하게 됐고 증시 주변 여건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그리스에 대한 지원책을 유럽국가들이 부인하고 나서면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닷새만에 조정을 받은 점도 부담이다.
60일선과 120일선이 동시에 지나는 1630~1640선의 저항력이 만만치 않은데다, 춘절 연휴 이후 일주일 여만에 개장한 중국증시의 혼조세 등을 감안하면 해외변수에 따라 추가적으로 한두차례 휘둘리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스피시장의 거래량, 거래대금이 올해 들어 최저치일 뿐만 아니라 5일, 20일 평균선도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고 지난 주말과 전일 급등락이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또다시 강한 저항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취약한 시장 체력 등을 감안할 때 60일선과 120일선 돌파가 순조롭게 이뤄지긴 어려운 만큼 박스권 장세의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할 것으로 주문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박스권 등락장세의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장대응을 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다만 지난 주말 지지력을 보여줬던 1590선은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는 점과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지수대라는 점, 지난 2월5일의 급락갭을 메우는 기술적 분석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1590~1640선 전후의 등락을 감안한 단기매매가 유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4분기 어닝 시즌이 마무리되고 대내외 악재에 대해 내성이 강해져 새로운 재료들이 부각되기 전까지 특별히 주목할 만한 변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시장이 한쪽 방향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아 전고점과 전저점 사이 박스권을 설정한 대응이 필요해 보이고, 한 쪽으로 확실히 돌파가 확인된 이후 방향을 따라가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곽 연구원은 "시장 전체의 방향성 설정이 어려운 이상으로 선호할 만한 업종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다"며 "그날그날 강세를 보이는 업종·테마·종목 움직임을 매일매일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운 만큼 일별 움직임에 휩쓸리기 보다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이를 통해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업종을 바라보는 중요한 척도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섹터별로 세계 대비 밸류에이션 상대 매력도를 비교해 보면 경기소비재, 산업재, 소재, IT, 금융의 매력도가 높은 것을 확인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