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2년 증시, 코스피 반토막 후 반등

입력 2010-02-25 08:39 수정 2010-02-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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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보다 성장률 선택·금리 인상 실기는 아쉬워

집권 2주년을 맞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대선후보 당시 제시했던 집권 초기 코스피지수 3000선, 임기내 5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2007년 하반기 사상 최초로 코스피지수 2000선을 돌파한 국내 증시는 곧이어 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급락하기 시작했고, 2008년초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증시는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으나, 하반기에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한국은 물론 세계 증시에 타격을 가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000선이 무너지는 등 반토막이 났다.

또한 2009년 들어 국내 증시가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두바이발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를 극복해가기 시작한 증시는 유럽발 악재와 금리인상이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또 다시 주춤하면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612.83, 514.04를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25일 코스피지수 1709.13과 코스닥지수 653.83과 비교하면 각각 5.97%(96.30p), 27.20%(139.79p) 하락한 것이다.

올해 1월말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는 2008년 2월말 대비 21.2% 하락해 이 기간 세계증시 하락률인 17.4%보다 3.8%p 초과 하락했다.

◆"대체로 잘 했다" 긍정적 평가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선후보 당시 내걸었던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측면에서 발빠르게 대처해 안정을 되찾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가 취한 정부 정책 덕에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타국 증시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낼 수 있었고, 국내 증시가 이만큼 반등한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금융위기를 어떻게 치유했느냐 하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MB정부가 취한 정책들은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정부 정책들이 적확했기에 주식시장이 이만큼 반등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일단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취한 정부정책의 결과들은 지금 나타나는 경기지표 등 수치상으로 보면 잘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위기가 처음 올 당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 일어난 부동산 문제가 한국에도 있었는데, 그것을 애써 덮었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당시 성장률에 연연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했다면 지금에 와서 큰 짐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당장 겉으로 보여지는 면들은 괜찮은 듯 보이지만,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하는 등 수면 아래 가라 앉아 여러 문제점들이 시간이 지나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B 정부 남은 기간 과제는?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남은 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지만, 최근 시장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금리 결정과 관련돼 견해를 밝혔다.

이승우 연구위원은 "앞으로가 더 중요한 데 지금은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버린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있다"며 "주식시장이나 자산시장으로선 금리를 안올리면 당분간은 좋을 수 있으나 나중에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한다면 적정한 시점에 금리인상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증시를 둘러 싼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 잠복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의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정부 정책의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익명의 전문가는 "MB 정부 2년간 증시에서 가장 많이 유행했던 것이 테마로 어느 정부나 정책 모토에 따라 테마주들이 움직였지만, 유독 이번 정부 들어 테마주 형성이 많았다"면서 "관련 사업들이 수익성이나 앞으로의 전망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말에 크게 영향을 받은 만큼, 앞으로는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미국과 유럽, 중국 지역에 대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중국이 이미 긴축을 시작한 만큼 우리도 진행해야 했지만 이미 실기한 면도 있는 것 같다"며 "워낙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계대출 얘기가 자주 회자되는 등 향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정부 들어 오히려 후퇴한 것 같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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