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사이동제가 실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시작된 펀드판매사이동제가 실시된 후 실제로 이동된 건수는 24일 기준 6425개로 일평균 292건이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1154억원으로 일평균 52억원이 이동했다. 이동 가능 펀드의 설정액 116조2000억원(작년 말 기준) 중 0.1%에 불과하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TV광고 등 엄청난 자금이 소요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진 아직 미미하지만 향후 종합적인 자산관리 차원에선 커질 소지는 충분하다”며 “펀드 시장의 질적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간은 다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큰 자금의 이동이 나타나지 않는 한 소소한 개개인의 자금 이동은 전체 펀드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재 가입되어 있는 증권사 대비 더 나은 매력이 무엇인지가 관건인데 특별히 다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모 자산운용사 임원은 “도입 초기라서 비용이 다소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펀드판매이동제로 인한 자금 이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큰 자금을 운용하는 소위 VVIP 고객들의 경우엔 이미 펀드를 유형별, 지역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운용사나 판매사까지도 포트폴리오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IMF 금융위기 이후 한 곳으로 자금을 집중하는 것을 극도로 피하는 습성이 몸이 밴 상황에서 펀드 이동 역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판매이동제를 통해 개인 맞춤형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시스템이나 인력이 충분치 않다”며 “어느 증권사로 가든 서비스 질의 획기적인 차이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