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는 집의 나무 파편이 눈앞으로 쏟아진다. 귀염둥이 만화 캐릭터가 내뿜는 긴 막대 피리가 가 내 앞으로 다가온다. 축구경기도 직접 경기장에 있는 것처럼 입체감과 생동감이 넘친다.
25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풀HD 3D TV를 실제로 체험해 본 첫 느낌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네'였다. 얼마 전 영화관에서 본 '아바타'의 감동보다 화면 스케일은 작았지만 그 느낌은 충분히 TV에서 전해졌다.
안경무게도 꽤 가벼웠다. 편광방식과 달리 셔터글래스 방식은 무게가 더 무거울 것이란 얘기가 있었지만 셔터글래스인 삼성전자 3D TV 안경을 손에 올려놓고 들어보니 볼펜 서너 자루 정도의 느낌에 불과했다. 안경을 쓴 상태에서 3D 안경을 써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정면 뿐 아니라 측면에서도 3D 느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측면으로 갈수록 3D 영상의 깊이(입체감)는 다소 떨어졌다. 어느 거리, 어느 위치에서나 3D 영상을 보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정면에서 1.5m~2m 정도의 거리에서 시청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2D를 3D로 바꿔주는 기능도 인상 적이었다. 메뉴에서 2D -> 3D 변환 기능을 선택하면 일반 2D 방송을 3D로 보여준다.
행사장에 마련된 3D TV 화면에 펼쳐지고 있는 멋진 비보이들의 브레이크댄스 모습은 2D로 촬영됐지만 3D로 볼 수 있었다. 다만 3D로 촬영된 전용 콘텐츠에 비해서 다소 입체감이 떨어졌고 어지러운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입체감 조절 기능을 통해 3D 입체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른 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3D TV를 경험해 본 결과 충분히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보여진다.
문제는 가격. 윤부근 사장은 "동급 LED보다 세트 기준으로 15% 20% 이상 가격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3D TV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3D 안경의 값도 개당 15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는 4인 가족이라면 60만원이 더 필요한 것이다. 손님용으로 여분까지 준비한다면 10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더구나 3D TV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필요한 블루레이 3D 플레이어까지 갖춘다면 가격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의 문제도 지적됐지만, 삼성전자측은 이번 제품 출시와 함께 제휴사 드림웍스의 3D 영화 '몬스터 VS 에일리언'을 함께 출시하고 방송사와 게임회사와도 협의 중이라며 콘텐츠 공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D를 3D로 변환하는 기능이 있지만 방송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연 다큐멘터리 등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3D로 촬영했을 경우 더욱 제대로 된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업체와 제휴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 아바타의 감동을 안방에서 느끼고 싶은 소비자라면 당장 매장으로 달려 가야겠지만 효율성과 경제성을 중시한다면 다양한 3D 콘텐츠가 준비되고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를 기다린 후 구입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안경 없는 3D TV가 나올 때만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있다면 포기하는 게 좋겠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안경 없이 여러 각도에서 3D 영상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