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내달부터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방만 경영과 예산집행 등을 중심으로 집중감사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은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감사원 금융ㆍ기금 감사국은 이달 말 서민금융제도 감사를 마무리 짓고 오는 4월 한국은행을 집중 감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언급됐던 방만 경영 문제와 조직ㆍ인사, 예산집행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은 집중감사 일정이 4월에 잡혀있다"며 "통상 종합 행정기관은 1~2년에 한번씩 (감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감사원의 집중감사가 지난 해 3월 이후 4년간 시행하지 않았는데 1년 1개월만에 또 다시 집행하는 것은 차기 총재 선임을 의식한 조치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4년 동안 잠잠하다 지난해 감사를 받았는데 1년 만에 또 다시 집중 감사를 받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한은 내부에서는 3월안에 총재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감사를 통해 신임 총재에게 무게를 실어주기 위한 전략(?)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차기 총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아직 다른 기관에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로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감사가 이달 말 끝날 예정이어서 4월부터 한은에 대한 집중감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감사원은 현재 금감원과 캠코, 미소금융 등을 대상으로 서민금융제도 관련 감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3월말 최종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만약 이번 감사가 진행된다면 투입 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1개 분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 해 감사를 시행할 때 14~15명이 투입됐다”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 같다. 감사 기간은 예비조사를 제외한 본 감사일 경우 10일 안팎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관감사이기 때문에 만약 감사가 돌입될 경우 한은 기본업무를 포함해 조ㆍ인사, 예산집행 등 전반적으로 다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해 3월 한은의 조직ㆍ인력 운영 적정성과 예산편성 및 집행실태 등을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했으며 이 결과 연차휴가보상금 및 시간외근무수당 산정 부정적, 화폐 제조 업무 처리 부정적 등 총 12개 항목에서 통보 및 주의조치를 준 바 있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업무인력을 과다 운용하고 복리후생비 씀씀이도 크다며 개선책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