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금리인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연동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좀처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과 농협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판매 실적은 1464억여 원(1545건) 가량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들 중 가장 먼저 코픽스 연동 대출을 출시한 SC제일은행 대출실적은 지난달 17일부터 2일까지 9영업일 간 900억여 원(899건)에 불과하다.
건수 기준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담보대출 3540건의 25.4% 수준인 셈이다.
기업은행 코픽스 대출 판매실적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최근까지 165억원(168건)판매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담보대출 판매액의 11%에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3영업일 간 11명의 고객(11억900만원)이 코픽스 대출 상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상품으로 대출받은 고객은 99명(89억5500만원)에 달했다.
이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지난달 24일과 25일 코픽스 대출을 출시해 지금가지 260억원(318건)과 147억원(197건)의 신규 대출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농협도 판매 첫날인 2일 하루 4억2000만원(4건)의 신규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 역시 이날 판매된 CD 연동 대출인 260억원(270건)에 크게 못 미친다.
기존 CD 연동 대출을 코픽스 대출로 전환하는 고객도 전체 100명 미만이다.
기업은행은 지금까지 총 36명(55억원)의 고객이 CD연동 대출을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탔으며, SC제일은행의 경우 기존 CD금리 연동 대출을 코픽스 대출로 전환한 고객은 8명에 불과했다.
또 우리은행은 코픽스 대출 전환 기회를 제공한 첫날인 지난 2일 4명의 고객(10억원)이 코픽스 대출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외환은행에서는 아직 코픽스 대출상품으로 전환한 고객은 없는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이 나온 지 1개월도 되지 않은 데다 아직 홍보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으나 대출 창구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어 판매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SC제일은행은 현재 대출과정이 진행 중인 3086건의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과반수(52.7%)인 1627명의 고객이 코픽스 연동대출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은 금리가 CD연동보다 최대 0.50%포인트나 낮은 데다 금리 변동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가급적 고객들에게 코픽스 대출상품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이번 주 중에 코픽스 금리를 적용한 주택담보대출(3개월 변동 금리 상품 포함)과 아파트 전세론, 신용대출 등의 상품들을 일제히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