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남성의약품 스토리텔링식 네이밍 인기

입력 2010-03-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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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남성 심리 겨냥한 브랜드명으로 소비자 관심 끌어

최근 발기부전치료제,조루증치료제 등 남성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남성의 심리를 겨냥한 브랜드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약품 성분이나 질환 등 어려운 네이밍이 아닌 제품의 상징과 의미를 내세운 스토리텔링식 네이밍이 많아지고 있는 것. 일반 제품에 비해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명으로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물론 환자에게서도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화제를 모은 조루치료제 '프릴리지(Priligy)'는 프리빌리지(Privilege)라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됐다. Privilege는 특권이라는 뜻도 있지만 선거권처럼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뜻하기도 한다.

귀족의 특권이었던 선거권이 시민혁명 이후 누구나가 가지는 권리가 된 것과 같이, 조루환자들에게는 특권으로 보였던 '누구나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권리'를 프릴리지를 통해 모두에게 되돌려주자는 염원이 담긴 이름이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조루증으로 성적 자신감이 무너지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랑할 권리를 되돌려주자는 뜻이 담긴 프릴리지는 조루 환자의 희망을 대변하는 브랜드 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발기부전치료제의 대표자로 군림하고 있는 '비아그라(Viagra)'는 화이자 제약에 근무하는 필리핀계 미국인이 제안했다. 필리핀 토속어인 타갈로그어 '바이그'(고환)의 복수형인 '비아그라'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정력이 왕성한'이란 뜻의 영어 단어 'Vigorous'와 나이아가라폭포의 'Niagara'의 합성어라는 일부 해석도 있다. 거센 물줄기를 쏟아내는 나이애가라 폭포의 힘은 남자들의 이상이기 때문.

토종 발기부전제인 동아제약 '자이데나(Zydena)'는 '연인의, 결혼의'라는 뜻의 라틴어인 'Zygius'와 '해결사'라는 뜻의 'Denodo'가 합쳐진 조어로 중년, 갱년기 부부의 성생활 문제의 해결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자이데나의 성분명인 유데나필의 '데나'에 잘 된다는 의미인 '잘'이라는 글자를 합쳐 '자~알 되나, 자 이제 되나'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중년 남성의 대표적 질환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중외제약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트루패스(THRUPAS)'도 재미있는 의미를 지닌다.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뚫고 갈 수 있는 하이패스(Highpass)를 연상해 브랜드명을 만든 것. 배뇨에 불편함이 있는 남성 환자의 심리를 절묘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질환 치료에 적극적이고 정보 수집 능력도 높아져 제약제품의 네이밍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남성 성 질환 관련 의약품의 경우 단순한 질환이 아닌 남성의 자존감과도 높은 연관이 있어 이처럼 환자의 심리적 기대효과를 반영한 스토리텔링적 브랜드명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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