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서 '유기농'이란 단어는 '천연'이란 단어 만큼 인기가 있다. 많은 종류의 제품에서 유기농 광고를 찾아 볼 수 있으며, 언론에서는 합성 성분 제품들의 잠재적인 해로움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장품 업계에서, 특히 스킨 케어 제품에서 '유기농'이란 말은 도대체 어떤 뜻일까? 쇼킹하게도, 그 말은 아무 뜻도 아니다. 왜냐하면 유기농이란 말에 대해선 딱히 어떤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화장품 내용물과 상관없이 제품명에 유기농을 붙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경우 2002년 이후 식품에 '유기농' 라벨을 붙이는 것에 대한 규제가 있어왔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유기농'이란 라벨을 달기 전에, 식품을 생산하는 농장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은 인증사가 직접 방문해 규정에 맞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식품과는 다른 화장품에도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라벨에 사용됐지만 이에 적합한 규정이나 지침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 허용된 것이라 미국 내에도 비난의 여론이 높았었다.
유기농 기준에 있어 식품에 적합한 기준이면 화장품에 적용해도 상관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화장품 평론가 폴라비가운은 다음과 같은 해답을 제시했다.
폴라비가운은 "유기농 규정에 따르기 위해서는 해로운 물질의 생성을 줄이거나, 없애도록 설계된 화학 제품 혹은 과정을 말하는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를 방지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박테리아도 포함되는데 어떤 화장품이라도 세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합성 방부제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유기농 식품과는 다르게 화장품의 경우, 어느 정도의 합성 성분은 성분들이 잘 섞이게 하고, 또 피부에 잘 발라지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유기농만을 고집하다가는 오히려 화장품으로서의 기능은 약화되고 세균의 오염 위험이 놓은 제품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폴라비가운은 "화장품에 유기농 라벨 규정이 있고 없고를 떠나 많은 식물 추출물과 에센스 오일들이 피부에 자극적이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해당 성분들이 유기농인지 아닌지 보다는 내 피부에 자극적인지 아닌지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