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큰 배는 가속을 하는 것도 감속을 하는 것도 좌우로 회전하는 것도 급격하게 바꿀 수 없다. 미리미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차기 총재가 더 늦기 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조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초기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하는데 있어 2006년과 2007년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염두 해 둘 것은 큰 배는 방향전환이 빨리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좌우로 움직이다 보면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가 제대로 된 궤도에 있는 건지 잊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위치가 원래 가야할 궤도 근처에 있는 건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자산버블 가능성에 대해 그는 아직까지 잡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자산버블의 징후가 현재는 잡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지 지난 10년 사이 토지가격, 주택가격 특히 도시지역의 주택가격이 많이 승승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그리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2.5∼3.0%로 예상되고 경제성장의 속도는 금년 전체로 4∼5%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2.0%는 분명히 금융완화기조이고 앞으로 상당기간 이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완화기조는 적당한 시기에 줄여가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단지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하고 의견을 맞추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 발언은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는 앞으로 상당기간 유지하되 어느 정도 올리는 조치는 멀지 않은 시점에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총재는“특별히 만들어 놓은 것이 없다. 차차 생각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총재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4월 첫 한은 총재로 취임했으며 이달 말 임기 4년을 채우고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