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격적인 분양사업을 예고했던 대형건설사들이 분양일정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10개 대형건설사들은 예정에 절반도 못 미치는 물량을 공급했다. 잔여량은 아직 분양시기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10개 대형사들은 올 한 해 동안 7만2415가구 공급을 발표했으며 지난해(4만1673가구)보다 73%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시장전망이 지난해보다 밝아 공급량을 늘렸다"며 "분양물량을 늘린 만큼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요는 급격히 감소했고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이 끝난 지난달 11일 이후 대형사 물량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실제 2월 초까지 10개 대형사 물량은 계획대로 나왔지만 지난 2월 11일 이후 공급량은 급격히 줄었다.
올 초 계획에는 이들 건설사들이 올 1분기 동안 2만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8000여 가구만 나왔을 뿐이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는 앞으로 나올 아파트 분양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중으로 마수걸이 분양을 준비했던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은 아직 한 가구도 내놓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는 "고양 삼송지구와 용인 성복동에 신규 분양을 준비했으나 시장상황 악화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 계획대로 물량공급은 힘들 것으로 보여 분양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1분기 송도지구에 아파트 공급을 추진했던 포스코건설은 이 물량 분양계획을 상반기 중으로 변경했다. 5월 경기 수원시 3600가구 공급을 통해 올해 첫 분양에서 나설 예정인 SK건설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5월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공급시기를 더 늦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마저 분양을 망설인다면 주택공급 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