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기아차의 '창조적 품질경영' 세계가 인정 <5>

입력 2010-03-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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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품질 3위권 진입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

최근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는 세계 자동차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때 품질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토요타의 난항으로 이제 어느 메이커든 '품질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 퀄리티 마케팅으로 '갖고 싶은 브랜드'로

현대기아차에게도 이런 뼈아픈 시절은 분명 존재했었다.1980년대 해치백인 엑셀을 앞세워 북미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해 연간 2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낮은 품질을 내세워 현대차를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1999년 취임한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본격적인 '퀄리티 마케팅'의 시작이었다
1990년대 들어 다양한 신차를 내세우며 종합 완성차 메이커로 거듭난 현대차는 지난 1999년 정몽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제 1의 경영목표로 '품질'을 내세웠다. 마침내‘최대의 약점을 최고의 강점’으로 바꿔내며 대반격에 나서기 시작한다.

온 나라가 한일 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2002년 3월, 정몽구 회장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 품질총괄본부를 만들었다. 이듬해 2월에는 북미 및 해외품질 조직을 신설, 정비 및 품질부문을 전체적으로 관리 운영함으로써 세계시장을 향한 품질개선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또한 현대기아차 품질경영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는 글로벌 품질상황실은 세계 200여 개 국가를 누비고 있는 현대차의 품질문제를 실시간 체크하는 곳. 전세계 다양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품질 및 정비 문제점들을 종합 분석, 관리할 수 있는 이곳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가동된다.

품질경영이 그룹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철학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로 최고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을 꼽을 수 있다. 특히,신차 개발 단계부터 협력회사의 부품 하나까지 품질회의를 직접 주관하고, 매년 신년사 때마다 품질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등 남다른 품질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지난 2008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금융위기와 연이은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에도 현대차는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해냈다.

이처럼 제품 품질수준 향상으로 위기를 극복해 온 현대차는 지난해 부터 한층 더 강도 높은 품질경영으로 경쟁력을 제고해 전세계 자동차 수요 위축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마침내 현대기아차의 품질은 정확하게 세계수준에 올라섰다. 이후 조금씩 순위를 올려 품질과 성능으로 일본차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이날 창조적 품질경영의 추진과 무결점 품질혁신활동을 통해‘GQ(Global Quality)-335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Q-3355'는 글로벌 제품 품질은 3년안에 세계 3위권, 브랜드 인지 품질은 5년안에 세계 5위권에 올라 최고의 품질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 창조적 품질경영(Creative Quality Management)

현대차는‘무결점 차량’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창조적 품질경영’이라는 보다 실천적인 품질경영의 행동목표도 만들었다.

그래서 탄생한 실천사항중 대표적인 것이 신차의 최고 품질 확보를 위한 '품질 Pass제'다.

이 제도는 현대차가 생산 및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상품기획 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품질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가 달성돼야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계별 품질평가는 신차품질 확보를 위한 바이블로 정착된 '신차품질 업무표준'에 의거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상품기획단계에서는 시장 트랜드를 분석하고 선진 경쟁차를 벤치마킹해 동력, 제동 성능, NVH, 조정 안정성 등 개발품질의 목표치를 설정한다.

설계단계에서는 동급품질 최우수 경쟁차를 분석 조사해 최적의 부품업체를 선정하는데‘품질 5스타 평가’를 통해 품질이 미달된 업체는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시작차 단계에서는 품질 평가에 고객입장에서의 품질 평가를 위해 현지인 초청평가, 현지평가, 품질 모니터링을 통해 미국 IQS 평가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구소 선행생산단계에서는 연구소내 파일럿 차량 제작시 공장 작업자를 참여시켜 생산공정에서의 작업성 문제를 사전에 검증하고 시스템, 전기 전장, 주행 등 전 부문에 대해 수차례에 걸친 사전 품질검증을 실시한다.

양산선행단계에서는 품질 재확인 절차를 밟는데 총 6개 분야(시스템, 완성차, 부품, 법규&환경, 과거차, 생산문제), 19개항목에 걸쳐 각 단계별로 다시 한번 검증을 실시한다.

이상과 같이 단계별 평가를 만족시킨 후에야 비로소 양산과 판매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판매 개시에 앞서 양산 전 최종 종합 점검 및 판매결정 회의를 실시하고 판매 초기의 품질 문제점을 조기에 점검 개선할 수 있도록 품질회의를 갖는다.

▲2009 북미오토쇼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된 제네시스. '품질경영'이라는 야심찬 출사표를 던져 10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 품질경영의 성과,마침내 해외 호평 쏟아져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아래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현대기아차의 품질경영은 2006년 제이디 파워(J.D. Power) 신차품질조사에서 102점을 얻어, 도요타(4위, 106점), 혼다(6위, 110점), 아우디(18위, 130점), 벤츠(25위, 139점), BMW(27위, 142점) 등을 제치고 일반브랜드 순위로는 당당히 1위를 달성함으로써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현대차는 2009년에도 신차품질조사 일반브랜드 순위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최고의 위치에 올랐으며, 신차 품질의 우수성은 내구품질 향상으로도 이어져 2008~2009년 2년 연속 제이디파워(J.D. Power) 내구품질조사(VDS :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 닛산과 폭스바겐을 제치고 일반 브랜드중 6위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 해에는 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으며, 타우엔진의 미국 워즈오토 '10대 최고 엔진'에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현대차의 우수한 품질 수준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차는 연이은 호평으로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경쟁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 불황에서도 미국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경제 불황에도 미국시장에서 실업시 위험부담 없이 현대차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만들고, 미국 슈퍼볼 경기와 아카데미 시상식 TV 광고를 선보였다.

이러한 품질 상승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이 두자리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8% 판매가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위크는 '일본 자동차 업체, 현대차가 두려워(Japanese automakers see Hyundai as global threat)'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품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현대차를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11월에는 미국의 광고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가 현대차를‘2009 최고의 마케터’에 선정하고, 현대차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슈퍼볼, 아카데미 광고 등과 같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수많은 호평은 정몽구 회장 취임이후 끊임없이 반복해 온 품질경영의 결과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누구도 이러한 결과물에 고무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이 정점이자 목표 달성이 결코 아니라는 것에 공감할 뿐이다.

지속적인 품질경영과 노력은 이제 그들에게 하나의‘열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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