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호황...대량매도 타이밍 임박

입력 2010-03-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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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펀드 자금 유입도 주식형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채권형은 끊임없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신흥시장은 신규 발행이 급증하고 미 국채 대비 금리 프리미엄이 2008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채권시장이 강세다.

하지만 금리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혀지면서 대량 매도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17일 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추고 채권을 직접 매수하면서 물심양면으로 채권시장을 도와주고 있지만, 이 같은 선순환이 멈추는 상황이 오면 길고 긴 악순환으로 반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을 보고 채권을 팔 때를 가늠하라고 조언했다.

이혁재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이유로 은행을 꼽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동결로 마무리됨에 따라 요즘 채권시장은 안도랠리를 즐기고 있다"면서 "은행은 그동안 예금금리를 낮춰 저금리 부담을 덜어준데다 올해 들어 2월까지 대출은 5조7천억원 늘리는 데 그친데 비해 22조8천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순매수해 채권시장 강세에 크게 일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대출보다 채권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채권투자 수익성이 대출보다 높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한 대출처가 없기 때문"이라며 "은행은 2월까지 늘어난 38조원 가량 예금의 상당부분을 어쩔 수 없이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추고 채권을 직접매수하는 선순환이 멈추는 상황이 오면 길고긴 악순환으로 반전될 수 있다"면서 "은행으로의 예금유입이 줄거나 은행이 예금유치를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차환발행을 위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다는 뉴스가 들리기 시작한다면 신데렐라는 집에갈 준비를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 뿐 아니라 신흥시장 채권시장도 신규 발행이 급증하고 미 국채 대비 금리 프리미엄이 2008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올 들어 최고의 시작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개도국 국채 시장의 신규 발행 규모는 1,290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42% 늘어났다고 디알로직은 밝혔다.

JP모건이 발표하는 신흥시장채권지수(EMBI+index)를 보게 되면, 15일 미 국채대비 스프레드는 2.57%포인트로 한 달 전 3.5%포인트보다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주기적인 정점인 6.84%포인트에서 큰 폭 하락한 것이자 최고치였던 1998년 9월의 16.64%포인트의 일부에 해당된다.

브라이언 파스코에 HSBC 채권담당 대표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낙관론이 신흥시장 채권을 끌어올려 각국 정부들이 대출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최고의 실적을 보이는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시장 등에서 벤치마크 채권들에 대한 금리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혀지면서 대량 매도가 임박했다고 경고한다.

RBC캐피털마켓의 신흥시장 담당 나이젤 렌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향후 몇 달간 하락할 것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수익을 얻고 매수시기를 기다릴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브레트 디멘트 애버딘자산운용 이머징마켓 채권 헤드는 “신흥시장들의 디폴트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부 시장은 너무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 5년물 채권 금리는 지난 2월 9.49%에 발행된 후 무려 3.77%까지 급락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미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7.58%포인트에서 1.38%포인트로 급감한 것을 의미한다.

큰 실적을 보이는 국채 시장에는 브라질, 폴란드, 헝가리, 한국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미 국채대비 스프레드를 크게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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