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7일 서울 밀레니엄 호텔에서 인텔이 6코어 제품인 인텔®코어™ i7-980X 익스트림 프로세서(코드명 걸프타운)를 공식 출시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i7-980X를 소개하면서 "현존하는 PC용 제품 중 최상급 데스크톱 프로세서"라고 말했다. 이어 "인텔이 세계적인 기업인데 이런 말을 근거 없이 했다가는 당장 소송감일 것"이라고 덧붙여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i7-980X는 세계 최초로 32나노 공정 6코어 제품으로 12개의 컴퓨팅 스레드가 구동되는 제품이다. '최고의 성능'을 갖춘 프로세서라는 점에서 '인텔을 대표하는 CPU'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경쟁사인 AMD에서 6코어 제품의 출시가 빨라도 5월경은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텔의 플레그십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AMD의 출시예정인 6코어 제품은 45나노 공정 제품이어서 i7-980X에 비해 성능과 전력소모량에서 앞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텔은 이처럼 최고의 CPU를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 출시했지만 고민이 있다. 높은 가격 탓에 극소수 마니아들의 수요정도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i7-980X의 가격을 999달러로 출시했다.
국내 가격으로는 130만원 가까이 되는데, 여기에 트리플채널 메모리 컨트롤러가 제대로 성능 내기 위해서 3개의 DDR3 메모리와 메인보드 등의 구입비용까지 더하면 200여만원에 이른다.
일반 유저들은 물론이고 컴퓨터디자이너와 게이머들과 같은 전문가들조차 이처럼 많은 비용을 들여 고사양의 CPU를 구입할 필요를 느끼기가 어렵다.
실제로 20년 경력의 컴퓨터디자이너 박성오씨는 "비용을 투입하면 그만큼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i7-980X을 사용한다고 하면 비용은 두 배 이상 투자하는 것이 되지만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지는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인텔측도 이 점을 알고 있다. 이희성 사장은 "마니아를 위한 것"이라며 "DDR3가 3개 필요하지만 DDR3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매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i7-980X는 현재 많이 팔겠다고 출시된 제품이 아니라 CPU에 있어서는 인텔의 기술력이 ‘최고’라는 상징을 강화하기 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