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금강산관광에 현대아산 사장 사의 (상보)

입력 2010-03-18 09:11 수정 2010-03-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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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임직원에 이메일 통해 '사임의 변' 보내 …사업 정상화 지연 책임 통감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 사장은 이날 아침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주주총회를 마무리 짓고 현대아산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그 동안 관광 재개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뛰고 또 뛰었지만 결국 매듭을 짓지 못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동고동락해 온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와 사업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특히 관광중단이 장기화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며“어떻게 해서든 그 분들이 다시 회사에 나와 일할 수 있도록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죄송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하지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정성과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이제 마지막 한고비만 넘으면 관광재개와 사업 정상화라는 여러분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며 사업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이어 “여러분께 이 회사가,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부연해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단지 회사와 사업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와 통일 조국을 위해 현대아산은 이미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끝으로“비록 가혹하리 만큼 커다란 시련에 처해 있지만 지금의 고난은 미래의 큰 축복을 향한 통로가 될 것”이라며 “이제 현대아산의 사장에서 물러나지만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항상 여러분의 건승과 현대아산의 도약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갑작스런 결정이긴 하지만 최고 경영진과의 사전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까지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1952년 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통일부 교류협력구장과 차관을 거쳐 지난 2008년 8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윤만준 전 사장 후임으로 현대아산 대표에 취임했다.

< 조건식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 >

존경하고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께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왔던 겨울이 막바지에 이른 듯합니다. 요 며칠 궂은 날씨 속에서도 곳곳에서 제법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저는 이번 주주총회를 마무리 짓고 현대아산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관광재개와 사업정상화를 위해 뛰고 또 뛰었지만 결국 매듭을 짓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동고동락해온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와 사업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년 7개월 동안 저와 함께 열심히 일해 준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상황 속에서 회사와 사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싸우며, 급여삭감 등 불이익까지 기꺼이 감수하면서 고생하고 헌신해 주신 여러분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관광중단이 장기화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그 분들이 다시 회사에 나와 일할 수 있도록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죄송하고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비록 저는 떠나지만 이제 여러분께서 사업 정상화라는 목표를 향해 더욱 분발하고 매진해 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당부 드립니다. 그동안 우리가 기울여온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정성과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고비만 넘으면 관광재개와 사업정상화라는 여러분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여러분께 이 회사가, 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부연하여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저는 이 사업에 대한 여러분 마음속의 열정과 애정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께서 혼연일체가 되어 조금만 더 고생하고 애써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단지 회사와 사업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멀리 우리 민족의 미래와 통일 조국을 위해 현대아산은 이미 훌륭한 견인차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가혹하리만큼 커다란 시련에 처해 있지만 지금의 고난은 미래의 큰 축복을 향한 통로가 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과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현대아산의 사장에서 물러나지만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항상 여러분의 건승과 현대아산의 도약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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