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산업생산이 빠른 속도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회복세가 더딘 일본의 위기감이 더해가고 있다.
각국의 최근 산업생산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12.8% 증가해 작년 6월부터 2자릿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7월에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대중(對中) 전자부품 수출이 호조인 대만과 싱가포르도 정점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도 내수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정점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일본의 산업생산은 11개월 연속 전월 수준을 넘어서 정점의 80% 이상을 회복했지만 이들 국가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1일(현지시간)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저하와 디플레이션이 일본의 생산 확대를 둔화시키고 있다며 산업생산 회복 지연이 경기 회복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1월 산업생산 지수는 92.1이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정점 대비 60% 수준까지 침체됐지만 이후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자동차와 전기 등 수출업계의 회복에 힘입어 84%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타격이 컸던 만큼 생산 수준 자체가 낮아 전자부품 등의 국제경쟁력에서 한국과 대만 기업에 크게 뒤져있는 형국이다.
유럽연합(EU)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EU의 산업생산 지수는 지난해 5월에 정점 당시의 80% 수준으로 추락한 후 23포인트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회원국들이 자동차 구입시 보조금 혜택을 중단한데다 실업률 상승으로 개인소비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EU의 주요 수출지였던 러시아의 경기 침체도 EU의 산업생산 회복을 짓누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0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9%로 호황과 불황의 경계인 3%를 넘어설 전망이다. 세계 경제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주도로 개선되고 있으며, 각국의 생산 회복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