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퇴에서 복귀까지'

입력 2010-03-24 10:55 수정 2010-03-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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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 사퇴 → 유죄확정 → 사면복권 → 복귀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습니다. 그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리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08년 4월 22일.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같은 삼성 쇄신안 발표와 함께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후로 1년 11개월여 만인 2010년 3월24일. 그는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마누라 자식 다 바꿔라'...글로벌 삼성으로 성장시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87년 12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타계로 45세 나이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이듬해 3월엔 삼성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제2 창업을 선언하며 '이건희식 경영'이 시작됐다.

이후 조 단위 순이익 실현을 약속했지만 녹록치 않자 다시 강도 높은 처방을 내린다.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한 신경영 선언이 바로 그것.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강도높은 변화의 다짐이었다.

이후 반도체, 휴대폰 등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며 한국내 대기업에 국한됐던 삼성을 세계 속의 삼성으로 발돋움 시켰다.

◆ 불명예 사퇴에서 사면복권...복귀까지

지난 2007년 10월 29일. 삼성그룹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50억원 비자금 차명계좌 의혹을 폭로한 사건이 바로 이건희 회장 사퇴의 시발점이었다.

삼성 특검까지 진행됐던 이사건으로 인해 이건희 회장은 2008년 4월 22일 삼성 경영쇄신안 발표와 함께 회장직을 사퇴했다. 불법 경영승계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경영 쇄신안에는 특검이 지적한 그룹내 전략기획실 해체, 계열사 독립경영 등 모두 포함됐다.

이후 이건희 회장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사건의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4개월만인 지난해 말 전격 사면 복권되며 경영 일선 복귀가 점쳐졌다.

특히 퇴임 후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장기간 칩거했던 이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업계 최대 전시회‘CES 2010’에 참가 한 점은 경영 복귀에 대한 서막이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귀국 후 이 회장은 선친인 이병철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당시 경영 복귀를 묻는 질문에 '어려우면 돕겠다'고 말하며 다시한번 경영 복귀를 시사했다.

이후 휴식기간을 갖고 곧바로 밴쿠버에서 열린 제122차 IOC 총회에 참석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경영 복귀 행보 속에서 이건희 회장은 결국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지난 2008년 회장 퇴임 선언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던 그가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보를 펼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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