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의 기로에 서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선택한 최후의 카드는 결국 친MB였다. 조건식 사장 후임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경작 전 호텔롯데 비상임고문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지난해 홀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등 고군분투해 왔다.
하지만 이후 몇차례 진행된 남북 실무협상에서 남과 북이 모두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관광재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북측이 금강산 사업 중단, 남측 소유재산 몰수 등 강경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현 회장을 비롯한 민간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문제가 계속 꼬이자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측과의 협상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북한측의 지속적인 금강산 관광재개 요구에도 원론적인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또 25일 현대아산등 민간기업들이 북측의 금강산 관광지구내 소유 자산 실사를 받기 위해 방북하는데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 현대그룹 경영진과 정부 당국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현 회장이 장 사장에게 현 회장이 정부와 그룹 간 가교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으로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거쳐 조선호텔, 호텔롯데의 대표이사를 엮임한 관광·유통분야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특히 호텔롯데 총괄사장으로 재직중에는 전 정부시절 풀지 못했던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를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역시 장 사장의 역할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장 사장이 정부와의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를 받아낸데 주목하고 있다"며 "현대아산에서도 대북관광사업 재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현재 창사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아산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장 사장의 몫이다.
현대아산 수익의 대부분은 관광·건설등 대북사업으로부터 나오는데 금강산 사태이후 대북사업 대부분이 중단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323억에 달한다.
금강산 관광 중단이후 나름대로 국내 공공부문에서 수주가 확대되는등 새로운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 사장은 24일 사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25일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남측 소유 자산 실사 참가단을 이끌고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방북한 실무진이 돌아오면 어떤 식으로든 경영자라서 행보에 나서야 한다.
현정은 회장의 기대처럼 장 사장이 금강산 관광등 대북사업 재개에 힘을 보태고 현대아산의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경영능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