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월 소비자물가가 2개월만에 낙폭을 줄였다. 그러나 12개월 연속 물가하락세가 지속돼 디플레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총무성이 26일 발표한 2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2% 하락해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한 바 있다.
2월 CPI가 낙폭을 줄인 것은 석유제품 가격변동의 영향이 미미해짐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하락이 두드러지고 있어 디플레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중 자금공급 규모를 기존의 10조엔에서 20조엔으로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4월말 경제ㆍ물가 정세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도 CPI 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디플레의 장기화가 나타날 경우 일본은행은 추가 금융완화 압력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증권의 고노 요시로 채권조사부장은 “일본은행이 추가완화를 단행한 것은 정치권 압력의 영향도 있었지만 인플레 기조가 약한 것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CPI 동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신야 요시타카 주임 이코노미스트는 “석유제품 가격변동의 영향이 약해져 2월 CPI의 전년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에너지 가격의 영향이 적어져 하락폭 축소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쪽 CPI 동향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