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1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기흐름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경제가 '회복중이다'는 응답이 전체의 44.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회복되다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35.2%), '위기 후 회복되지 못했다'(15.2%), '경기정점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 같다'(4.9%)와 같은 다소 부정적 대답도 55.3%로 집계됐다.
현재 우리경제의 회복수준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발생 이전의 '50%미만'이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52.3%)을 차지했으며 '50~70%미만'이 36.5%, '70~90%미만'이 9.6%, '90~100%'가 1.6%로 나타나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 된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실제로 개별 기업의 경영사정을 보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답변이 55.7%로 제일 많았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대답도 29.7%에 달했다. '좋은 편이다'는 14.6%에 그쳤다.
제품생산이나 공장가동률은 작년 연말과 비교할 때 '비슷하다'는 응답이 절반(50.0%)을 차지했고 '늘었다'는 응답은 29.7%, '줄었다'는 20.3%로 나타났다.
현재 공장가동률은 평균 81.2%로 기업들이 생각하는 적정가동률 수준인 90.6%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세계경제'(47.1%), '원자재가격'(17.4%), '환율'(12.5%) 등의 대외부분이 전체 응답자의 77.0%를 차지했다. '고용문제'(10.7%), '건설·부동산'(7.2%), '가계부채'(5.1%) 등의 대내요인은 합쳐서 23.0%에 그쳤다.
이는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 국제원자재가 상승, 위안화 절상가능성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경영상 애로요인으로는 '자금조달'(25.3%)이 많았고 '수익성악화'(25.1%), '원자재구매'(21.8%), '판로개척'(18.8%), '인력난'(6.6%), '노사문제'(1.0%) 순이었다.
기업투자가 잘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불안'이 57.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자금조달애로'(24.3%), '신규투자처 부재'(7.3%), '정부규제'(6.1%), '글로벌 공급과잉'(4.2%)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으로 '당분간 경기 확장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5.8%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고 '출구전략 실시 등 정상적으로 환원해야 한다'가 34.2%로 나타났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 자금지원 확대'가 39.3%로 가장 많았고 '일자리창출 지원'이 37.7%, '투자활성화를 위한 감세'가 16.8%, '재정지출 확대'가 6.2%로 조사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실제 경영여건이 여전히 어려운 기업들도 적지 않고 유럽 재정위기 사태와 같은 국제금융불안 요인도 많은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