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경제의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금과 원유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고 있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해 4월 40달러대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30일(현지시간) 82.37달러를 기록하면서 2배 급등한 상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 70달러대 초반에서 1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그리스의 국채 입찰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유럽연합(EU)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을 허용한 것 자체가 호재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재정이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스발 악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유럽의 경제 회복이 이어지고, 이는 다시 상품 수요를 늘리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상품가격의 상승 배경에는 달러 약세 역시 자리하고 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금값 상승을 이끈다.
유가 또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승세를 나타낸다. 원유 거래대금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원유의 수요는 증가한다.
최근 달러는 유로 대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리스 사태 해결 기대로 유로화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프랭크 레쉬 퓨처패스트레이딩 트레이더는 "약달러는 금값에 호재"라면서 "트레이더들은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상품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로이터가 최근 32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올해 평균 유가는 78.91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조사 결과인 65.95달러에 비해 20달러 이상 상승한 것으로 2월 조사 당시 77.70달러에 비해서도 올랐다.
소르텐 피셔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계속 증가해 원유는 중기적으로 적절한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과도한 유동성과 각국의 경기부양책 역시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OPEC은 최근 성명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유가가 70~8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전망치로 실질 전망치는 70~100달러선이라고 OPEC은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85~95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바클레이스캐피탈은 80~90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시장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 또한 강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은 t당 7800달러선에 근접하며 17개월 최고치에 육박했으며 알루미늄 가격은 t당 2200달러를, 아연 가격은 t당 2300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