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마지막에 '화이부동'을 떠올린 이유는?

입력 2010-03-31 15:00 수정 2010-03-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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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긴밀한 협조 있어야..경제부담 최소화 점진적 금리인상 필요성도 제기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의 위상 특히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논어의 사자성어인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31일 이임사를 통해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각자의 주어진 고유 역할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으면 한다"며 이와 관련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화이부동이란 남과 사이좋게 지내지만 의(義)를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남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자기의 중심(中心)과 원칙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이를 통해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금융질서 개편 논의를 예의 주시하면서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위기대응 차원에서 도입·추진된 금융완화 조치들을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점진적으로 정상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과도한 가계부채는 금융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 확충을 어렵게 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어 "앞으로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한은이 통화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수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조직의 힘으로 결집될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지난 임기기간인 지난 4년간을 되짚으며 "전반부와 후반부가 확실히 구분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전반부에는 자산 가격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유동성 관리를 강화했다"며 "이러한 정책은 경제주체들의 레버리지 확대와 주택가격 버블 형성을 억제해 금융위기 충격을 견디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리먼사태와 관련해서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인하하고 원화.외화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는 등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회복에 도모하는데 주력했다"면서 "이후 경제상황이 점차 호전되고 그간의 정책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조직개편에 대해 그는 "조직경영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며 "직무가치와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급여제도를 도입하고 외부전문가 채용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사적체 문제 등을 풀어가는데 있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고 이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 총재는 31일을 끝으로 4년간의 한은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다. 후임 총재는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선임됐으며 그는 내달 1일부터 본격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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