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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가족 다음으로 노는 걸 사랑합니다. 애인 만날 날을 기다리는 것 처럼 저는 금요일만 되면 설레요. 주말에 놀 수 있으니까요."(웃음)
좌중에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1일 열린 웅진그룹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금 회장은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띄며 말을 이어갔다.
윤 회장은 "기업하면서 지금까지 일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자장면만 먹고 일하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고 쉬는 날도 일하고 그렇게 사는 건 측은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아주 급한일 아니면 주말엔 무조건 논다. 주말엔 사촌 이하를 빼고는 결혼식도 가지 않는다. 나중에 평생 잘 놀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일할 때 집중하는 게 중요한 거지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놀 것을 제의 하기도 했다. "기자분들도 많이 노십시요. 일단 많은 취미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가지 할 줄 알아야 끼어서 놀지 않겠습니까?."
"저는 마작, 당구 등 여러가지 취미를 갖고있습니다. 화투는 어려서 부터 좋아했고요."(웃음)
윤 회장은 기자간담회 공식 행사를 마치고 오찬을 하기 위해 테이블에 들어서며 "벌써 30년이 됐어.. 내가 35살때 시작했는데.."라고 말하며 잠시 추억에 잠기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표정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윤 회장의 뒷편에는 홍보팀 직원이 감시하는 듯 서있다. 윤 회장은 "홍보팀에선 내가 말을 많이하는 걸 싫어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해야 재밌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젊은 벤처 기업들이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재밌는 해석을 내놨다. 예전엔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 반대하는 와이프가가 별로 없었지만 요즘엔 집에서 반대하는 와이프가 많고 일단 반대하면 절대로 못한다는 설명이다.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사업 진출에 대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그는 "처음팀을 조직했는데 단 3명이었다. 더군다나 태양광을 공부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정보를 얻고 인력을 찾던 중 미국의 썬파워에서 합작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는 것.
이에 윤 회장은 "당장 내일 합시다!"를 외쳤다. 썬파워는 웅진에너지 외에 다른 2곳의 회사와도 합작을 제의한 상태였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러하듯 나머지 2곳의 회사에선 일단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이런기회가 또 언제오냐는 생각에서 당장 하자고 했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그 사건으로 웅진은 아주 속도있는 기업으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윤석금 회장은 행사내내 들뜬 표정이었다. 과거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재밌는 일화를 말하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웅진그룹의 30살 생일 말고도 윤석금 회장에겐 더욱 기분 좋았던 사실이 있다. 그가 그렇게 설렌다는 금요일이 바로 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