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같은 업종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토요타 리콜 사태에 더욱 민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 배경에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수출차와 내수차를 차별한다는 여론의 몰매를 맞은 탓도 크다.
지난달 31일 현대차는 국산 중형차 최초로 쏘나타에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가솔린 전모델에 기본 장착했다고 밝혔다.
이전 이 사양은 톱(Top)고급형 모델 이하에서는 선택 사양이었다. 이로써 쏘나타는 국산 중형차 최초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게 됐다.
대신 차 가격은 기존 모델에 비해 약 30만원 정도 인상했다. 하지만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선택사양으로 하려면 약 60만원 정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경제적인 셈이다. 물론 그 이전에 쏘나타를 구매하며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장착한 고객은 30만원 손해인 셈이됐다.
기아차 역시 'K7'에 2.7럭셔리 모델 이하에서 선택사양이었던 사이트·커튼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적용하고, 차 가격을 약 40만원 인상했다. 향후 현대기아차는 안전성 강화모델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내놓은 안전 강화 모델들은 일단 고객의 '안전'을 생각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또 다른 편에서 생각해 보면 고객의 '선택의 권리'가 없어졌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쏘나타를 사고 싶은 고객이 모두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장착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은 어쩔 수 없이 30만원 정도를 더 지급하고 쏘나타를 구입해야 한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비슷한 맥락이다. 중요한 건 자동차 안전에 있어 '기본의 원리'가 먼저인가 고객의 '선택의 권리'가 먼저 인가가 차업계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현대기아차가 안전 강화 모델을 내놓으며 차 가격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