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흥행' 열쇠는 '외국인'

입력 2010-04-05 07:14 수정 2010-04-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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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 5월에 홍콩증시 상장 200억달러 외인 자금 흡수

올해 IPO(기업공개)시장에 '대어'로 곱히는 삼성생명 상장이 5월 계획대로 상장된다. 이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PCA의 홍콩 상장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 있는 것이 악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5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을 단장으로 해외 IR팀을 꾸려 오는 12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해외 IR길에 오른다.

이수창 사장까지 나서 해외 IR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대한생명 상장과 마찬가지로 외국인투자자들이 '흥행'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은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IR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공모가는 회사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대한생명 상장시 외국인의 후려치기로 당초 예상 밴드(9000~1만1000원)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8200원에 공모가가 산정됐다.

대한생명과 마찬가지로 이번 삼성생명 배정 물량도 외국인이 40%로 가장 많다. 기관투자가와 개인 그리고 우리사주는 각각 20%씩 배정받는다.

최대 변수는 다음 달로 예정된 영국 최대 보험사인 프루덴셜(PCA, 한국에선 PCA생명)의 홍콩 상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PCA가 다음 달 홍콩 증시에 상장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홍콩 거래소와 논의해 가능한 빨리 상장한다는 것이다.

PCA는 200억달러 가량을 IPO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PCA는 지난 3월1일 AIA생명을 355억 달러(약 41조원)에 인수했다. PCA는 인수 대금 가운데 250억 달러는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신주 발행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에 본사를 둔 AIA는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4개국에서 25만여 명의 보험설계사를 두고 있으며이 지역의 AIA 보험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에 이른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에 있어서 금융주의 비중이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 삼성생명보단 PCA 상장에 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생명 희망공모가격의 하단 또는 대한생명처럼 밴드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IB영업 관계자는 “PCA의 경우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삼성생명을 능가한다”고 전했다.

이번 PCA 홍콩 상장으로 삼성화재 공모가 산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공모가격도 대한생명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엔 11만7500원을 기록해 나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일 상장한 일본 2위의 생명보험사인 다이이치생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이런 우려가 일부 희석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의 IPO규모는 1조4000억엔이었다. 이 IPO는 최근 2년래 세계 최대 규모이며 일본 내에서는 지난 1998년 NTT도코모 이래 초대형 규모였다.

하지만 공모가격은 희망밴드인 12만5000엔~15만엔의 상단에 위치한 14만엔으로 결정됐고, 상장 첫 날 급등세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신승현 연구원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포트폴리오 중 금융주 내에서의 스위칭 현상이 잇따른 대규모 보험사 상장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그러한 포트폴리오내의 업종별 스위칭으로 인한 영향은 금융업종에 대한 상대적 비중 확대를 통해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의 공모규모는 4~5조원으로 시장 기대치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9만~10만원 초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생보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공모가 하단을 벗어나게 된다면 생보사뿐만 아니라 기존 손보사들 주가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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