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 내년부터 '새차 가뭄' 온다

입력 2010-04-05 13:49 수정 2010-04-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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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모델 대부분 올해 출시, 내년부터 "팔릴만한 차가 없다"

올해 굵직한 신차를 연달아 쏟아낼 국산차 메이커가 내년부터는 신차 가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연말 볼륨모델 YF쏘나타를 시작으로 오는 8월께 풀모델체인지된 아반떼MD를 선보인다. 뒤이어 베르나 신차가 뒤를 잇고 연말에는 그랜저TG가 풀모델체인지된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스포티지R 3세대를 선보인데다 오는 5월 중형세단 로체의 후속 K5를 내놓는다. 두 모델 모두 잘 팔리는 볼륨모델로 올 한해 기아차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GM대우 역시 올해 준대형급 VS300과 SUV 윈스톰의 마이너 체인지를 준비중이다. 쌍용차도 5년여 만에 신차인 '코란도C'를 내세워 회생의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반면 이러한 신차 풍년이 내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완성차 메이커는 하나의 모델을 개발해 약 7년을 이어간다. 이를 '라이프 사이클'이라 부른다.

소수의 니치마켓을 겨냥했거나 플랫폼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이 주기를 줄일 수 있으나 투자비용과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적정시기는 7년이다. 이 중간에 마이너체인지를 내놓거나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이기도 한다.

현대차는 2007년 공개된 컨셉트카 '벨로스터'도 2012년으로 공개시점을 늦췄다. 완성차의 주기를 따졌을 때 내년에 등장할 새차는 싼타페 후속 정도다

기아차는 모닝 윗급 또는 후속으로 자리잡을 경형 CUV를 준비 중에 있다. 이밖에 2005년 모델체인지된 소형차 프라이드와 미니밴 카니발의 후속 모델이 기대되지만 경쟁모델을 의식해 서둘러 출시할 이유가 없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프라이드는 영업이익이 크지 않고 시장성이 좁다. 미니밴 카니발도 맞상대가 없는 독점시장이다.

GM대우는 내년 '올랜도'를 바탕으로한 미니밴과 칼로스 후속인 T카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SM7의 풀모델체인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뤄질 공산이 크다.

쌍용차는 내후년 선보일 카이런 후속 D200을 부지런히 준비해야 하지만 당장 눈앞에 코란도C 출시도 장담 못하는 상황에 내년 신차 계획을 내비치기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국내상품 기획팀 관계자는 "내년부터 당분간 이어질 신차 기근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예고됐었던 상황이다. 올해 볼륨 모델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말하고 "내년 한해 마이너 체인지 또는 부분변경 모델 등으로 견뎌야하지만 새 모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선보일 신차들은 소수 니치마켓을 겨냥했거나 잘 팔리는 차들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아가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차는 플랫폼이 바뀌는게 아닌 부분변경에 그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는 신차를 먹고 산다'는 통념을 비교했을 때 올해 유례없는 신차 풍년은 분명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내년 한해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신차효과를 충분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완성차 업계가 내년부터 최소 1~2년 이어질 신차 기근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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