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의 전셋값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반면 매매값은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도 뒤따라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터 매매값과 전셋값이 서로 분리돼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전세를 구하는 수요가 많아 전셋값은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집을 사려는 수요는 드물어 매매값 하락은 확산되고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전세는 부족, 급매물 속출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아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 79㎡가 7억5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한 주사이 매매값이 3000만원 내렸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112㎡는 12억500만원에서 11억7500만원으로, 서초구 서리풀e편한세상 155㎡는 15억7000만원에서 15억2500만원 등 매매가 하락대열에 합류했다. 용인 보정동 죽전I-PARK 105㎡는 한 주사이 1000만원 하락한 4억~5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하락하는 매매값에 비해 전셋값은 중소형을 중심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당산동4가 현대5차 79㎡A가 1500만원 상승한 1억9000만~2억2000만원, 용두동 두산위브 80㎡가 1500만원 오른 2억~2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중소형 전세난 '장기전'될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값은 그나마 대기 중인 전세수요층이 어느정도 받쳐주기 때문에 대폭락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서울 곳곳의 재개발 이주수요 대기자, 보금자리주택 대기자 등이 전세수요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셋값과 매매값의 '디커플링' 현상 역시 장기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 써브 실장은 "지금은 대출규제와 보금자리 등으로 전세상승이 매매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시기"라며 "중대형 전셋값은 안정적인 반면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한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전세난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팀장도 "서울지역의 경우 수많은 재개발 지역에서 이주가 계획돼 있는데 반해 신규 입주물량은 부족한 탓에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