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살생부 업계 초긴장

입력 2010-04-07 14:39 수정 2010-04-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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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부도 확산 조짐에 금융권도 절치부심

성원건설에 이어 남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다음 차례는 어떤 기업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시장에 부도 가능성이 높은 23개 업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시장에 나돌고 있어 부도 사태를 더욱 확산시킬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7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중견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부도 가능성이 높은 23개 건설사라는 제목의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루머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확산되고 있으며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의 영업환경을 짓누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블랙리스트의 대부분이 공정위와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으로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악성 미분양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제2금융권 전수조사 등으로 인해 대출연장이 거부되고 담합행위로 인한 수십억원대의 과징금까지 지불하는 업체가 바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업체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애기는 들었지만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면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면 아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에서 각각 중견 건설사 수십곳의 담합여부와 입찰서류 조작혐의 등의 조사를 받는 해당업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도위기에 처한 중견건설사의 블랙리스트가 시장에 나돌면서 은행권에서도 사태파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A은행 심사부 한 고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진위여부에 대한 애기는 전해듣고 있다. 하지만 작년 연말결산에 따라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고 특히 상시평가와 유동성 무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오는 4월말 금융당국에서 (건설사 워크아웃 등에 관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확정된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부실기업을 가려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는 블랙리스트 진위 여부에 대해 은행권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담합조사와 입찰서류 조작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 부도위기에 처한 23개의 업체를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눈치다.

이는 저축은행들은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건설사들이 고의 부도를 낸다면 돈을 떼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B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 문제는 건설사와 저축은행, 입주자를 비롯한 금융회사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피해가 큰 부분"이라며 "정부가 고의 부도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엄청난 과징금의 일정 부분을 깎아준다거나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주길 바랄 뿐" 이라고 밝혔다.

C 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그동안 주기적으로 관리한 내부 검사를 강화하거나 유동성 집중관리를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을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 등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직까지 고의 부도설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며 “주채권은행에서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춰 대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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