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글 對 애플, 한 판 승부

입력 2010-04-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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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밀월 관계에 있었던 구글과 애플이 인터넷 시장을 놓고 한바탕 전쟁을 벌일 태세다.

구글은 지난 1월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내놓으며 애플의 아이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은 대만의 넥서스원 제조업체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이 다투는 것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때문이 아니다. 구글과 애플은 소비자들의 생활에 동반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를 통해 제시하려 한 것은 휴대폰과 노트북을 합친 신개념 제품이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아이패드는 새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후퇴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수많은 컨텐츠들을 살펴보자. 한때 컨텐츠 생산자로 활동했던 인터넷 사용자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다시 컨텐츠 소비자로 돌아가게 됐다.

구글은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휴대폰과 태블릿 PC를 포함해 가능한 많은 제품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도록 만드는 것이 구글의 첫 목표다.

개발업체들이 보다 많은 안드로이드 관련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해 고객층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를 입증하듯 올해 초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휴대폰은 응용프로그램이 결정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이패드 응용 프로그램으로는 타임지와 뉴욕타임즈(NYT) 등 각종 매체를 구독할 수 있지만 구글폰으로는 아직 불가능하다.

미디어 업체들이 컨텐츠 유료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쪽은 애플이기 때문이다.

포춘은 그러나 다가올 미래에는 이같은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휴대폰과 TVㆍ냉장고ㆍ자동차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기들이 웹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때가 오면 모바일 웹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현지 정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예를 들어 길 모퉁이에서 괜찮아 보이는 클럽을 하나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스마트폰의 GPS와 지도 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관련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혹시 지금 그 클럽에 가있는 친구는 없는지 궁금한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 버즈에 접속하면 알 수 있다. 이 외 오늘밤 클럽에 등장하는 밴드와 식사메뉴ㆍ 해당 지역 치안여부 등등 모든 정보를 웹상으로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구글에게는 2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더 많은 정보를 비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인터넷에 되도록 많은 기록을 남기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웹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사용자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거주지와 접속 내역ㆍ 소셜 네트워크 가입 여부 등을 알아야 고객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와 광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를 웹상으로 연결해주는 것은 애플의 제품이다. 하지만 웹을 구축해 상업화하는 데 가장 성공한 것은 구글이다. 구글이 각종 기기와 운영체제ㆍ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 애플과 경쟁하게 될 수 있지만 이건 전초전에 불과하다.

구글의 궁극적인 사업 모델은 매우 단순하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구글은 번성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그저 인터넷 사용을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포춘은 이 게임에서 누가 이겨도 결국 구글이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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