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락에 무주택자 선언 는다

입력 2010-04-09 08:57 수정 2010-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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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로 살면서 일단 지켜보자" ... 보금자리만 쳐다봐

중견 IT업체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정용(가명.33)씨.

서울 면목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중소형아파트로 내 집마련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 그는 전세집을 찾느라 분당에서 지역 중개업소를 훓고 다닌다. 최근 판교테크노밸리 지역으로 스카웃 된 이유도 있지만 앞으로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그는 "집 살 돈이 모자란 게 아니다. 보금자리가 줄줄이 나오는데 조금 더 지켜보고 사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청약저축 통장도 있어 일단 전세에 눌러 앉아있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과 전세 가격은 정의 관계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전세 가격도 따라서 오르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추이를 보면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 거린다. 집값은 주저 앉는데 전세가격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전분기 대비 2.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도 1.29% 올랐고 신도시는 1.4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전세대란은 예견된 측면도 있다. 수도권에 뉴타운.재개발 사업으로 멸실되는 가구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한 국회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멸실가구가 1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내년에도 3만가구 이상이다.

전세수요에 사려는 수요가 급증할 수 밖에 없던 배경이다. 기름을 부은 것은 역시 보금자리 주택이다.

수도권에만 십수만 가구의 물량 폭탄을 쏟아내자 집을 사야하는 실수요자들이 보금자리만 쳐다보고 있다.

이른바 무주택선언이다. 실제 가장 많은 12만 가구라는 보금자리 직격탄을 맞은 광명시 집값이 내려가고 전세값만 급등하는 이유다.

미사와 감일지구가 보금자리로 지정된 하남도 전세로 들어오려는 외지인들로만 북적인다.

집값은 어떤가.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문의는 물론 거래도 전멸이라고 말한다.

집을 사야하는 실수요자들이 사는 곳이지만 너도나도 내집 마련 대신 반값에 나오는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야단이다. 특히 분당 등 신도시나 용인 등 수도권이 타격이 크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1분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3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분당이 가장 많이 하락해 0.46%나 뒷걸음질 쳤다.

이어 평촌(0.43%) 일산(0.32%) 산본(0.30%) 순으로 가격이 많이 내렸다. 경기권 전역도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0.30% 하락을 나타냈다. 군포(-0.95%)와 용인(-0.74%)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렇게 매매가격을 끌어내리는 실수요자들이 분양에는 관심을 갖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전국에 미분양 주택 현황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총 2만7326가구로 1월(2만5826가구) 대비 5.8%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분양주택으로 눈을 돌려 봄직도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용인지역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2월 수도권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 이후 시장이 넉다운 된 상태다. 이러다간 다 죽는다"라며 "민간 분양시장도 살려 줘야 한다. 정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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