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0%로 동결하면서 기준금리는 작년 2월 2.0%까지 낮춘 뒤 1년2개월째 묶이게 됐다.
한은이 이달 통화정책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시장에서도 예견된 일이다.
우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물가가 2%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선행종합지수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굳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국제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이 방어를 하면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2월 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10.3%를 기록했다.
1월에 11.3%로 13개월 만에 전월비 0.3%포인트 감소한 데 이어 또 다시 1.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다시 둔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2% 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중수 총재와 윤증현 장관과의 정책공조 강화도 이번 금리동결 배경에 적지 않은 작용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장관과 김 총재는 지난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첫 회동을 갖고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간의 조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가기로 합의한바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생산 동향지수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물가가 2%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김 총재가 금융정책 변화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신임 총재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없지만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리고 있는 추세고 물가 등도 큰 문제가 없는 만큼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오늘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김 총재가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출구전략 시점을 언제쯤으로 예상하는지 또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어떻게 시장에 알리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하반기 이후를 꼽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접어들면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에 따라 물가상승이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 시점은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 역시 “금리인상 시점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심훈 위원이 지난 7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6명의 금통위원들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