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온 금강산 관광사업이 12년만에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금강산 관광의 첫 시작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부터다.
지난 1998년 6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CNN 등이 전세계로 생중계하는 가운데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고향 방문 길에 오른다.
이를 계기로 현대와 북한은 금강산관광 산업에 합의하고 같은해 11월 남측 관광객 900여명을 실은 금강호가 동해항을 출발해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길이 열린 것이다.
그간 유람선을 이용한 금강산 해로 관광은 2003년 2월 남북을 잇는 육로가 완공되면서 육로 관광으로 바뀌게 된다.이후 두차례 서해교전에도 꾸준이 계속됐던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하자 정부는 중단을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관광사업이 중단되기까지 10년간 195만명이 금강산을 다녀왔다.
관광 중단 조치가 계속되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09년 8월 방북 길에 올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한다. 하지만 현대와 북측간 합의만 이뤄졌을 뿐 관광 재개를 둘러싼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금강산 길은 이후에도 계속 열리지 않았다.
이에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대변인은 지난달 4일 담화를 통해 "남한 당국이 금강산·개성관광 막으면 사업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같은달 18일엔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금강산 관광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지난 1일까지 금강산에 오지 않을 경우 부동산을 압류한다고 통보했다.
마침내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은 8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온천장·면세점을 동결하고 관리 인원을 추방한다고 밝혀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지 12년만에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