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흘렀다. 이명박 대통령 출범 당시 건설업계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현대건설 출신인 MB가 경제위기로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책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MB도 기대에 부응하듯 참여정부 시절 세워놨던 다양한 규제를 하나둘씩 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은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눈에 띄게 빨라졌고 미분양 감소와 신규 분양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양상 움직임까지 일었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경제 부양책으로 인한 여유자금이 시장으로 흐르면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MB정부는 수도권 DTI 규제 확대 및 제2금융권까지 강화 등 완화시켰던 부동산 규제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주택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도시형생활주택 도입 등을 통해 취임 초기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정권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특히 보금자리 주택은 서민들에게 내집마련 기회를 주려는 의도로 기획됐고 서민들의 호응도는 상당했다. 보금자리주택의 핵심은 서울도심의 그린밸트를 풀어 절반가격의 싼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강남세곡과 서초우면, 하남미사, 고양원흥 등 총 4곳에 시범지구를 발표하고 오는 2012년까지 32만가구의 보
금자리주택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작년 10월 1만4000여 가구가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된 이후 1만5000여 가구가 보급될 2차보금자리 6곳을 지정했고 얼마전 3차보금자리주택 지구지정도 발표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폐해도 만만치 않았다. 작년 DTI규제 확대로 부동산 거래 등이 꺽이고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진행되면서 실 수요자들이 민간건설사들이 신규분양하는 아파트는 사려고 하지 않는 현상이 생겨났다.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하려는 대기 수요로 인해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으며 기존 주택과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수도권 지역의 전셋값은 상승하는 반면 매매값은 하락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와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시장 불균형 현상을 몰고온 것이다. '급급매물'이 눈덩이 처럼 쌓이고 있는 데도 실수요자들은 반값 아파트만 쳐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것은 금융위기에서도 버텨냈던 중견 건설사들이다. 2008년 연말 불어닥친 불황에도 끄덕하지 않던 건설사들이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
악성 미분양 물량은 소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신규 분양마저 팔리지 않게되자 비교적 탄탄한 건설사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 건설사의 항변이다.
실제로 지난달 도급순위 58위의 성원건설과 최근 도급순위 35위의 남양건설 등이 차례로 무너졌고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보급의 취지는 좋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체력이 약한 대형 건설사도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민간 건설사들이 살 수 있는 토양을 정부가 함께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집값을 낮추고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도입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당장은 부동산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며 “시장의 역습은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