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라면 꿈 꿔 봤을 포르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포르셰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미래에도 포르셰가 소비자들의 꿈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머니가 최근 분석했다.
345마력의 포르셰 911과 145마력의 토요타 코롤라의 사이즈는 거의 비슷하다. 다시 말해 두 모델은 비슷한 정도의 휘발유를 소비한다. 미국 정부가 최근 내놓은 자동차 연비개선 규정 때문에 연료 소모량은 중요해졌다.
가격은 911(7만8000달러)이 코롤라(1만5000달러) 보다 5배 이상 높은 상황. 그렇다면 둘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포르셰를 한 번 이라도 운전해 본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911을 선택할 것이다. 포르셰의 운전감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다.
또한 자동차업체에 부과하는 연비개선 목표치는 각각의 회사가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사이즈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중대형차 제조업체들이 일괄적인 목표치를 맞추려고 일부러 소형차 제작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 사실을 종합해 봤을 때 앞으로 포르셰가 고민해야 할 것은 연비개선을 이루는 한편 현재의 운전감을 유지하는 것이는 결론이 나온다.
포르셰의 연비개선 문제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폴크스바겐이다.
포르셰와 폴크스바겐은 내년 합병을 앞두고 있다. 골프와 뉴비틀 등 소형차 부문의 강자로 군림해온 폴크스바겐과의 만남은 포르셰가 연비개선 문제를 좀 더 손쉽게 해결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나 데틀레프 폰 플라텐 포르셰 북미지부 최고경영자(CEO)는 “포르셰가 폴크스바겐의 뒤에 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포르셰가 독자적으로 연비개선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기준과 부합하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며 “우리가 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디젤 자동차는 어떨까.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에 비해 30%의 연료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유럽에서는 BMW를 비롯해 상당수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엔진 버전 모델을 추가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
그러나 911이나 카이맨 같은 포르셰의 주력 모델 가운데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찾기 힘들다.
토니 풀라드푸어 포르셰 대변인은 그 이유를 “디젤을 사용하면 포르셰 스포츠카 특유의 운전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르셰는 유럽에서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 카이엔의 디젤 버전을 시장에 선보였고 4도어 스포츠카 파나메라의 디젤 모델을 출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풀라드푸어 대변인은 그러나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카이엔의 디젤 모델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셰가 연비개선 문제 해결을 위해 주목한 것은 하이브리드다.
최근 유럽에서 포르셰가 홍보에 나선 GT3R 하이브리드 경주용 차량을 살펴보자. 기존 도로용 하이브리드카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GT3R은 운전석 옆에 내장된 전기 플라이휠 발전기가 에너지를 저장한다.
플라이휠 발전기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충전이 된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열로 손실되던 에너지가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운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환원되는 것이다.
플라이휠의 장점은 부품 마모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빨리 저장하고 내보낼 수 있어 경주용 차량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포르셰가 스위스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미래형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918 스파이더도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폰 플라텐 CEO는 “911 스파이더는 단순한 컨셉트카가 아니라 양산모델”이라며 “벌써부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911 스파이더의 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러나 폰 플라텐 CEO는 소비자들이 최신 기술에 붙는 할증료를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고객들이 타협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운전감”이라며 “고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포르셰의 민첩성과 운전감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