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① '팍스 시니카(Pax Sinica)' 경계론 확산

입력 2010-05-05 10:30 수정 2010-05-0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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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華시대 진입으로 글로벌 주의보

(편집자주: 12%에 육박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반영하듯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무서울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고개 숙인 모습은 중국의 입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중국의 부상에 대한 경계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팍스 시니카'를 꿈꾸는 중국에 대한 경계론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팍스 시니카(Pax Sinica)' 경계론 확산

②서구, 중국경계론 재부상

③中 강국 부상.. 亞 경계심 고조

④南美 "중국을 경계하라"

'팍스 시니카(Pax Sinica)'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외교 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7년 7월 영국의 홍콩 반환에 이어 1999년 마카오가 중국에 흡수되면서 '중화(中華)'로 상징되는 화교 경제권도 공고해지고 있다.

마잉주 총통이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타이완 역시 장기적으로 본토로 편입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중국 국가주석에게 깍듯히 고개를 숙일 정도다. 구 소련과 미국의 대립으로 상징되는 냉전이 끝나고 시작된 미국 주도의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예상 외로 빨리 끝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팍스(Pax)'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평화를 뜻한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전성기를 뜻하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 이후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ica)'는 19세기 영국의 식민시대를 상징했다.

냉전시대 이후에는 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체제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aricana)'를 거치면서 '팍스'라는 단어에서 평화보다는 권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경제·정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팍스 시니카'에 대한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경제중심지 상하이 전경.

팍스 시니카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중국이 글로벌 경제와 외교를 주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제와 관련 중국은 이미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1.9%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는 13억3500만명으로 세계 1위고 연간 1400만여대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은 33조5400 위안으로 세계 3위며 외환보유고는 2조4000억달러로 세계 1위다. 중국과 관련된 경제수치는 적어도 글로벌 '톱3' 안에는 드는 셈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자의반타의반 주요 2개국(G2)으로 거론되는 미국은 자국이 발행한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중국이라는 사실이 아킬레스건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보유 잔액은 877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에 비해 115억달러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다.

이론 상으로는 중국의 기침 한번에 미국이 발행한 채권 가격은 물론 달러화 가치까지 흔들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외교에 있어서도 중국의 위상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자원확보를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아프리카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의 입지가 높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2003년 이후 자원외교를 위해 50개국을 방문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향후 100억달러 규모의 저리차관을 제공하기로 지난해 약속했다.

미국의 관심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 쏠려 있을 때 중국은 남미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과는 이미 전략적 동맹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중국의 이같은 행보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당연한 일. 서구권 국가들은 중국이 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자원확보를 조건으로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신식민지적 수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에 대해서도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중국 경제의 과속은 결국 글로벌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로 통하는 존 매킨은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중국 소비지출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둔화된다면 분명 큰 충격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중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경계론도 힘을 얻고 있다. 짐 카노스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중국 건설업체들은 수요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럭셔리주택을 짓고 있다"면서 "거품이 터진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장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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