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카드 출시를 앞둔 신용카드사들이 망 사용료 문제로 이동통신회사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의 망을 빌려 쓸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미 통신사들과 협약을 끝낸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를 제외한 삼성ㆍ현대ㆍ비씨 등 전업계 카드사와 은행계 카드사들은 별도의 수수료를 내야 할 처지에 놓인 것.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신용카드 출시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일부 카드사들에게 0.1%대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수수료를 받아들일 경우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10만원을 모바일 카드로 결제할 경우 0.1%에 달하는 100원을 통신사에게 내줘야 한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를 낮춘데다 이에 0.1%이상의 수수료까지 적용해 통신사가 가져가면 수익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게 카드사의 불만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수수료 문제로 모바일 카드 시장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출시 계획이 늦춰질수록 하나SK카드와 신한카드에게 모바일카드 시장의 선점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 현대 등 대부분 카드사의 경우 플랫폼(소프트웨어)단계까지 완성됐으며 이통사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이중 현대카드의 경우 이달 초 모바일카드를 내놓기로 했지만 통신사와의 협약이 제 때 진행되지 않아 연기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미 통신사와의 협약을 이미 끝낸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는 여유롭다는 입장이다.
하나SK카드의 경우 제2대 주주가 SK텔레콤으로 SK텔레콤의 통신망을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사용하고 있고 신한카드는 지난 2007년 모바일카드를 시장에 첫 선보이며 이통사의 망을 사용하는 시범적 차원으로 이 역시 0%에 가까운 낮은 수수료를 적용 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0.05~0.1%미만으로 추정되며 각 사들은 정확한 수수료율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하나SK카드와 신한카드에 비해 현대ㆍ삼성ㆍ비씨카드와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 사업에 불리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볼 때 모바일카드 시장이 급속적으로 확대되지 않을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통신사들과 조율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통신사와 카드사들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면서 “기업들간의 이익 싸움으로 모바일카드 이용자들의 서비스만 늦춰지는 꼴”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