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① 글로벌 어닝서프라이즈...경기 회복 조짐

입력 2010-04-26 07:24 수정 2010-04-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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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순익 45% ↑, 국내기업 사상 최대 실적

(편집자주: 전세계에 걸친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주요국 증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실적 개선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글로벌 기업실적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고맙다, 실적" 글로벌 어닝서프라이즈 행진

② 어닝시즌 축포.. 유럽서도 이어진다

③ 中 기업 어닝서프라이즈 행진

④ 1분기 깜짝실적 증시 버팀목 될까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기소 악재로 출렁이던 글로벌 주식시장도 실적 호재에 일제히 상승세로 화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요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는 사실도 실적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순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45% 증가했다. 이는 어닝시즌에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7%에 비해 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1% 늘어났다.

분기 기업실적 호재로 증시 낙관론이 힘을 얻으면서 다우지수는 주간 기준 6년래 최장기간 상승 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트 호간 제프리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어닝시즌에 만족했다면 앞으로 같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은 이미 코너를 돌았다"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500 기업 중 실적을 공개한 기업은 172개. 이중 83%가 월가의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해 증시에 호재를 전했다.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지난 1주간 1.7% 상승했으며 1만1200선을 넘어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까지 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셈이 됐다. 다우지수가 8주 연속 오른 것은 200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알코아가 테이프를 끊은 1분기 어닝시즌은 다소 불안하게 시작했다. 알코아는 1분기 순손실이 2억1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보다 호전됐다고 밝혔지만 예상에 부합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로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인텔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인텔의 1분기 순이익은 24억4000만달러, 매출 103억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전망도 좋았다. 인텔은 대표적인 기업 수익성지표라고 할 수 있는 매출총이익이 2분기 64%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JP모건 역시 33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에 비해 55%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분기 어닝시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분기에 5.59달러의 주당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4.14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순이익 총액은 3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18억1000만달러에서 91%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7억8000만달러로 예상치 110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채권, 외환과 상품을 뜻하는 FICC 부문 매출이 전년 65억6000만달러에서 13% 증가한 73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15일 실적을 공개한 구글과 AMD는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구글은 1분기 19억6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예상에 부합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0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49억5000만달러를 넘었다.

인텔의 경쟁업체 AMD는 지난 분기 2억57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일회성항목을 제외하면 주당순익은 9센트로 월가 예상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구글과 AMD의 주가는 모두 4~5%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년간 다우지수 추이(출처: bloomberg)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2007년 경기 호황 당시의 분위기가 재현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경제가 지난 4분기 5%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소재산업의 순익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통신과 유틸리티업종은 각각 순익이 4%와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좋다. 포스코와 대한항공 등 업종 대표기업들의 순익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운송과 IT업종를 비롯해 금융과 철강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내수 회복과 맞물린 실적 호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증시와 관련한 신중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중론자들은 낙관론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에는 이미 많이 올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S&P500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20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3월 저점 당시의 13.7에 비하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7년 10월 증시 급락 직전 PER가 17.5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조정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충고한다.

실제로 이같은 장세는 올해 초 연출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전 2개월간 다우지수는 4% 상승했다.

S&P500 기업은 3분기 연속 예상보다 호전된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어닝시즌이 시작된 뒤 증시는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8일 다우지수는 한달 전에 비해 7%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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