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2009년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실적 회복을 이뤘다.
경기 회복 속에 증시거래가 호조를 보였으며 저금리 기조로 채권운용에서 많은 이익을 거둔 것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추가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 실적개선 모멘텀을 이어갈지 의문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위 13개 증권사의 2009년 회계연도 순익은 1조9084억으로 전년대비 9745억원(95.8%) 급증했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가장 많은 3159억원의 순익을 거뒀으며 하나대투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2520억원, 2451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000억원대 적자에서 2319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은 1800억원대의 이익을 냈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대거 반영한 일회성 비용의 여파로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중형증권사인 키움증권은 878억원으로 61.4%, 신영증권은 877억원으로 74.0%, NH투자증권은 723억원으로 592.2%, 한화증권은 706억원으로 10.8% 각각 증가해 실적 호조세에 동참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지난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올해 초 2533선을 기록해 지난 20일까지 2600선으로 답보 상태이며 거래대금 역시 7조원이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훌륭하지만 일회성 요인과 평가이익등을 제거하면 확대해석하기 어려워 올해까지 실적개선이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채권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지만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예전처럼 채권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4월 들어서는 금리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내리기보다는 조금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채권금리가 바닥권으로 떨어지면서 상승 요인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 이익을 더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길원 연구원은 "실적이 추가로 개선되기에는 제한적인 여건"이라며 "업종 전반보다는 실적을 방어할 가능성이 있는 개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