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빠진 그리스 정부가 23일(현지시간)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TV를 통해 “유로존 주도의 그리스 지원 메커니즘 실행을 공식 요청하는 것은 국가적이고 긴급한 요구사항”이라며 지원 요청을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또 “오늘의 금융시장 상황은 그리스 국민의 희생 뿐만 아니라 경제의 안정적인 진로를 파괴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원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에게 그리스 지원 체계의 실행을 요청하는 서한을 송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로존 관리들은 EU 집행위와 ECB가 그리스 지원 요청이 유효한지를 판단하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지원 실행을 공식 결정하는 데에는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를 제외한 15개 유로존 회원국은 지난 12일 ‘IMF 개입ㆍ양자 지원’ 방식에 따라 그리스가 요청할 경우 올해 최대 300억 유로를 연 5% 금리로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IMF는 150억 유로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과 IMF가 이날 전격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것은 전날 그리스 국채 금리가 재정적자와 관련한 악재들이 쏟아진 탓에 수직상승하면서 그리스 정부가 지원 요청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년 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 무려 3% 포인트 가까이 치솟은 11%대로 뛰어올랐다.
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가 지난해 그리스 재정적자 추정치를 정부 추정치(GDP의 12.9%)를 크게 웃도는 GDP의 13.6%로 제시한 데다 무디스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추가 강등을 경고한 영향이 치명적이었다.
유로존 회원국들은 지난달 그리스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8억 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을 내놓자 그리스 지원에 합의했고 최근 세부조건을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