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지지율이 또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하토야마 총리는 5월 말까지 주일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마무리짓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퇴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하토야마 총리의 사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테레비 도쿄가 23~25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조사 당시보다 1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니혼게이자이가 지금까지 실시한 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지지율은 전회 조사보다 11% 포인트 상승한 68%였다.
특히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5월말까지 해결되지 못할 경우 하토야마 총리가 “퇴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23일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약속대로 5월 말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일본 정부가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가고시마 현 도쿠노시마나 오키나와 주민의 반대 여론이 거세 다음달 말까지 결론을 내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구체적 이전지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 최종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고 말해 해결 시한을 한달 남짓 앞두고 아직도 정부의 최종 이전 후보지조차 확정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사퇴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신문은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이 20%대로 침체된 것은 처음이며 올 여름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하토야마 총리의 지지율이 정권유지의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정당별 지지율에서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은 27%로 6% 포인트, 자민당은 21%로 2% 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반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하고 새로 출범한 '제3세력'의 존재감이 서서히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모두의 당’은 전회 조사보다 1% 포인트 상승한 9%를 기록했다. 이달 출범한 신당 가운데서는 자민당의 유력 차기 총재 후보였던 마스조에 요이치가 세운 ‘신당개혁’이 2%, 히라누마 다케오 대표가 창당한 ‘일어서라 일본’은 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내각에 반기를 든 유권자들은 “지도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한 응답률은 전회보다 7% 포인트 상승한 64%로 가장 많았다. 또 “정부와 당의 운영방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41%, “안정감이 없다”는 응답은 40%였다.
또한 현안인 “4년간 소비세(부가가치세)를 올리지 않겠다”는 총리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 포인트 상승한 50%로 지난 1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 50%대에 올라섰다.
한편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의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참의원 선거 시에 고려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54%를 차지해 참의원 선거전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조사는 닛케이리서치가 전국의 성인남녀 1477명 가운데 914명의 응답 결과를 토대로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