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코아와 쇠고기 선물 가격이 급등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코아와 쇠고기 모두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콜렛업계의 수요 증가에다 최대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의 작황 부진으로 코코아 가격이 33년래 최고치로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이날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t당 2368파운드를 기록했다. 이는 197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코코아에 대한 수요는 4년 연속 공급을 압도하고 있는 상태로 지난 1965년부터 1969년까지의 수급불균형 기간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전세계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의 생산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코코아 가격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FT는 전했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코코아 수요는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코나 하크 맥쿼리 상품 애널리스트는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빈 고리 JP모간 상품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최종 수요가 작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수요 주도의 가격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코아 트레이더들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10~2011년 작황기에도 공급은 좋지 못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농부들의 비료쓰기를 줄인데다 코코아나무도 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코코아나무의 품질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5년 연속 코코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티스뱅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초콜릿제품 생산업체 발리 깔레보의 유르겐 B. 스타이네먼 최고경영자(CEO)는 "코코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쇠고기값의 상승세 역시 심상치않다.
축산업계의 자금 부족에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쇠고기값이 6개월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쇠고기 선물은 파운드당 1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주에는 파운드당 1.28달러로 상승했다.
빌 그레이 미국 콜로라도축산업협회 전 대표는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쇠고기값이 유지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수급불균형 때문. 지난 수년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쇠고기 소비를 줄였다.
소비가 줄면서 축산업자 역시 가축 수를 줄였다. 그레이 전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축우 재고는 82만두가 감소했다.
축산업계가 광우병 사태로 치명타를 입으면서 최근 수년에 걸쳐 소 사육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옥수수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사료값 강세도 축산업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쇠고기 가격의 상승 추이는 30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제임스 헤링 프리오나인더스트리 대표는 "지난 연말 12월부터의 쇠고기 가격 흐름은 3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1~3월 상업용 적색육 생산은 전년 동기에 비해 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글로벌 쇠고기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적색육 수출이 늘고 있다는 사실도 국내 가격 상승의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적색육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지난 2월 쇠고기 수출은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수출은 2.6% 늘었다.
특히 여름 야외활동이 늘게 되면 쇠고기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하반기에는 쇠고기 가격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론 리즈토 덴버대학 교수는 "쇠고기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공급이 단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리즈토 교수는 "수급의 균형이 맞기 위해서는 12~18개월이 걸릴 것"이라면서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수요가 감소하지 않는 한 쇠고기 가격 상승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