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수지가 두달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가면서 민간경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출과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내달에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흑자폭은 줄어들고 외국 자본 유입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3월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상품 수입액은 35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1억7000만 달러에 이어 두달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나고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수지는 반도체, 승용차 등에 수출 증가에 힘입어 흑자규모가 전월의 15억6000만 달러에서 43억6000만 달러로 두배 이상 늘었다.
상품 수입 증가율은 2000년 3월 58.6% 이후 꼭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수입이 늘어나면 상품수지 흑자폭을 줄이지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 위주로 증가함으로써 수출이 늘어날 수 있고, 내수 경기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집계하는 수입액 통계를 보면 지난달 원자재와 자본재는 50.9%와 51.2%씩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27.1%에 그쳤다.
특히 내수용 수입 증가율이 53.8% 늘어 2월(25.1%)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수출 역시 수입에는 못 미치지만 30.2%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4월에는 12월 결산 법인의 대외 배당금 지급이 본격화하면서 소득수지 적자가 늘겠지만,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커져 전체적인 경상수지는 10억 달러 안팎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흑자추세는 4월에도 이어가겠지만 환율 하락과 수입이 늘어나면서 흑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국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부정적인 요인도 감지되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경상수지는 월별로 등락은 있겠지만 흑자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특히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수출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흑자폭은 수입이 늘고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년의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처럼 큰 폭의 행진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이 늘면서 외국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도 나타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자본계정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외국자본 유입도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자본이 증가하면 그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외국자본을 그대로 받아드릴수도 그렇다고 배척할 수 없는 것이 우리경제의 한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과 주식을 많이 사는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를 좋게 평가한다는 뜻이지만, 앞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위험 요소도 안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