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래 중사의 '천안함 46용사' 추도사 전문

입력 2010-04-29 10:32 수정 2010-04-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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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전우여, 이제 편히 잠드소서.

2010년 3월 26일 밤! 경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의 일상은 끔찍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습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충격과 혼란으로 우리는 함흑천지의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인 천안함은 순식간에 침몰되었고, 정겹던 전우들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몸과 정신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한 명 두 명 구조선에 올랐지만, 당신들의 애끓는 영혼에는 미처 닿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도와 애원에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만 있습니다.

친구여, 선ㆍ후배여, 전우여!

그대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

다른 세상에서 서로 만날 때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남은 생을 살며 우리의 바다를 지켜 낼 것입니다.

비록 처절하게 두 동강이 났지만 우리 천안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천안함은 온 국민들의 가슴속에 역사로 새겨졌으며,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은 애국심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46명 전우들의 이름을, 얼굴을.

그리고 그대들의 사랑과 가족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

영원토록 우리 곁에 살아있을 전우여!

여러분 앞에 맹세합니다.

여러분과 우리를 갈라놓은 슬픔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조국의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는 그대들이 가다가 멈춘 그 길을 다시 이어가고,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우정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먼 훗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니, 전우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시고 우리의 바다를 굽어 살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

잊지 못할 46명의 천안함 전우들이여!

여러분들의 영전에 한 송이 꽃을 바치며 보내고자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필 승. 여러분의 전우 김현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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